박건배 전해태그룹 회장 법정구속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한주)는 29일 거액의 회사 공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불구속 기소된 박건배(59ㆍ사진) 전 해태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문제의 돈이 회사로부터 정상적으로 빌리거나 고문료 명목으로 받은 정당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증인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6개 피해회사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인출한 만큼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인출한 돈을 26개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세탁하는 등 범행과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며, 과거에도 2차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은 1997년 해태그룹 주요계열사가 부도 처리된 이후 기업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설립한 플로스에프앤씨를 통해 기존 해태그룹 위장계열사 6곳을 경영하면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 계열사 자금 35억4,000여만원을 횡령,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박 회장은 차량유지비 등의 명목으로 위장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01년 징역2년과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2003년에는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2,300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혐의로 징역3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