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잡아라. 이제는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대다.'
악화된 경영 여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이 다각화하고 있다. 기업설명회(IR)와 회사홍보(PR)는 기본이고, 입주 후 단순 사후서비스(AS)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문화 예술 행사를 통한 CRM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시장 침체기에 고객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존 고객은 물론 향후 잠재 고객까지 확보하자는 역발상적인 의도다.
입주자를 챙기는 '사후 고객 관리'에 가장 먼저 나선 업체는 삼성물산. 2003년 입주 고객을 초청해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여는 '래미안 페스티벌'을 처음 도입한 삼성물산은 올해로 5회째 이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년 래미안 페스티벌 개최로 고객과의 접점 기회를 넓히고 있다"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해부터 '자이 가족 골프대회'를 개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강촌CC에서 자이 계약자와 입주자 200명을 초청, 골프대회를 가졌다.
GS건설은 가족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가을마다 1박2일 일정으로 '자이 가족 페스티벌'도 연다. 또 대치동에 있는 자이 주택문화관에서 '금난새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뮤지컬 스토리' , '빅마마의 쿠킹클래스' 등 입주자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강좌를 매달 진행한다.
대림산업은 문화 예술 행사를 앞세운 활동이 돋보인다. 대림산업은 이 달 말까지 입주고객 500여명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 초청해 '위대한 서커스전' 관람과 뷔페 만찬, 경복궁 나들이를 겸한 가을 이벤트를 연다.
올해 초에도 대구 부산에서 입주고객을 초청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관람토록 했고, 매월 성남 아트센터에서 정기 음악회도 연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음악회에 고객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최근 부천 '부천테크토파크 3차 비즈시티' 아파트형 공장 입주예정 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즈시티의 밤' 행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 건설은 올해 입주 연차별 부가 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1년차 입주민들에게는 행사 등 각종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2~3년차에는 각종 청소와 조경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GS건설 마케팅팀 박상면 부장은 "아파트 분양시장도 단순히 아파트를 파는 것에서 '문화'를 파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입주자들을 위한 차별화한 행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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