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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머니토크'] 여자 부자를 보는 시각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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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머니토크'] 여자 부자를 보는 시각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입력
2007.10.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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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처에 자장면과 사천탕면으로 이름 난 중국집이 있다. 처음 누군가로부터 그 집을 소개 받으면서 들었던 얘기가 생각난다. “이 집 사장이 여사장인데 독신이래. 계속 장사가 안돼서 고생하다가 유부남을 알게 됐는데 그 사람이 이렇게 성공시켜 줬대.”

나 또한 그 얘기가 사실인 줄로만 믿고 함께 식당에 간 사람들에게는 으레 무슨 비밀스런 얘기인양 떠벌렸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그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가만 생각해 보니 사장이 독신여자라는 사실이 허무맹랑한 소문을 만들어 낸 듯 했다.

그래서 그럴까. 여자 부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누구의 며느리나 딸, 부인에 머물러 있다. 본인의 힘보다는 누군가의 후광이나 도움으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이다.

물론 대표적인 여자 부호들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주식지분을 기준으로 여성 부자를 선별하면 신세계그룹 회장 이명희(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 호암미술관장 홍라희(이건희 삼성회장의 부인), 롯데백화점 부사장 신영자(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의 장녀), 호텔신라 이부진(이건희 삼성회장의 장녀), 제일모직 이서현(이건희 삼성회장의 차녀) 등이 꼽힌다. 이렇게 보면 최고의 여자 부자들로 대접 받고 있는 사람들은 재벌가의 자식이거나 며느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있다.

물론 자수성가한 여성 부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맥스의 정영희 사장이나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도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궈메이의 대표인 ‘장인’이라는 여성이 있다. 이 여성은 8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폐지 재활용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케이스다.

게다가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의 저자인 조앤 K롤링을 제치고 최고의 여성 부자로 등극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부자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린다. 여자 부자는 아직까지도 며느리나 딸, 부인이어야 한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고 있다.

이제는 여성들도 당당히 사회의 한 일원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시대다. 실제로 올해 배출된 신규 검사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드디어 10%를 넘어섰다고 한다. 여성 CEO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남편보다 소득이 많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남성들 중에서는 주부를 자청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과 남성의 차별이 없어지고 있는 만큼 여성들도 그에 맞는 투자관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도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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