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건설교통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업무가 도마에 올랐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천호동 뉴타운 문제 등 3대 의혹을 제기했고 한나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맞섰다.
국감 초반부터 서울시의 국감자료 제출 거부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신당 이낙연 의원은 "청계천, 버스 중앙차로 같은 자랑하고 싶은 자료는 내놓고 DMC, 국제금융센터 같은 부끄러운 자료는 내놓지 않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오 시장은 "DMC 문제는 자치사무와 관련된 자료이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본감사의 핫이슈는 DMC 특혜 분양 의혹이었다. 신당 최재성 의원은 "㈜한독이 독일컨소시엄(KDU)으로부터 2,400억원 등 총 5,100억원을 유치해 DMC에 연구단지를 건설하겠다고 해놓고 외자는 10원도 들여오지 않았고, 오히려 외국대학 연구단지 대신 오피스텔을 건설해 막대한 분양수입을 올린 사기극"이라며 "서울시 심사기준에 따르면 한독은 DMC 부지를 분양 받을 수 없는 무자격업체인데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이 승인해 특혜를 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창일 의원은 "한독측이 엉터리 재원조달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를 모르고 사업을 승인했다면 이 전 시장이 무식해서 속은 것이고 알면서 무시했다면 사기 방조"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한독 부지 공급은 고건 시장 때 이미 결정됐다"고 반박하면서도 "실무진이 (외국기업 유치라는) 지정용도를 위반한 잘못은 있다"고 인정했다. 또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은 "정동영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시절 한독재단 설립위원으로 위촉된 위임장이 있다"며 "학자들의 단순한 연구 취지 사업이 정권 실세에 의해 변질됐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 와중에 신당 한병도 의원이 DMC 특혜 분양 이 후보 연루설을 제기하는 3분짜리 UCC 동영상을 상영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방적 의혹을 제기해 이 후보 명예를 훼손했다"며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이 전 시장 재임 시절 다른 사업도 논란이 됐다. 신당 정장선 의원은 "지난해 6월 AIG 아시아지역본부를 유치했다면서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를 건립키로 했으나 AIG가 매각차익만 남기고 철수해도 속수무책이 됐다"며 "이 전 시장의 치적으로 남기기 위해 너무 서둘러 기공식을 가진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홍재형 의원은 "이 전 시장 친형이 운영하는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을 빚고 있는 강동구 천호동 뉴타운 지구 지정이 당초 기준에도 없던 성매매 밀집지역을 포함시키는 공문을 강동구에만 보내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미 몇 차례 제기됐던 문제지만 검찰에서 잘못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그런 공문을 보낸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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