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핵심 부서 수장들이 속속 새로운 얼굴로 채워지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멍젠주(孟建柱) 장시(江西)성 서기를 200만 공안(경찰)을 이끄는 공안부장으로 임명했다.
멍 서기는 변변한 대학 학력도 없이 농장 노동자로 일하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쩡칭훙(曾慶紅) 부주석에 의해 발탁돼 벼락출세한 대표적 상하이방(上海幇)이다. 멍 부장은 2001년 상하이시 서기직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장시성 서기로 밀려났지만 6년간 절치부심, 장시성 내 모든 지역을 직접 발로 뛰는 현장 행정으로 두각을 보였다.
이번 인사에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을 이끌며 후주석을 견제해온 쩡칭훙 부주석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비 정치국원인 멍 서기가 이례적으로 공안부장에 임명된 것은 후 주석이 공안부문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멍 부장과 저우용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정법담당) 등 상하이방이 공안 라인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부패척결, 사정 분야에서 후 주석과 상하이방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앞서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시진핑(習近平) 전 상하이시 서기의 후임에 위정성(兪正聲) 후베이(湖北)성 서기를 임명했다. 위 서기는 태자당(공산당 고위 간부 자체그룹)계열로 상하이방과 후주석 사이에서 중립적인 색채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후 주석은 그러나 당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자신의 측근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장쑤(江蘇)성 서기를 당 조직부장에 임명, 당 조직 장악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관측통들은 “당대회 이후 후속 인사에서도 각 계파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시라이(博熙來) 상무부장은 내년 3월 충칭(重京)시 서기로, 왕치산(王岐山) 베이징시장은 부총리로, 왕안순(王安順)베이징시 부서기는 베이징시장으로 각각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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