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야구장에 나타나면 이긴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가 '젊은 회장님'의 응원에 힘입어 창단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 문턱에 다가섰다.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SK는 3차전이 열린 25일 최태원 회장이 야구장에 들어서자 거짓말 같이 5점을 먼저 얻어 승기를 잡았다.
27일 5차전에서도 최 회장이 야구장에 모습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돼 2연패 후 3연승을 거뒀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나타나면 이긴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 퍼지면서 최 회장과 사원들 간 인간적인 유대감마저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5일 제주에서 열린 CEO세미나를 마친 뒤 김포공항에서 곧장 잠실야구장으로 달려간 최 회장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부인 노소영씨와 함께 열렬히 SK를 응원했다.
최 회장은 비서진이 귀빈석에서 앉기를 요청했지만, "야구는 외야에서 보는 게 제 맛"이라며 외야석에서 임직원들과 한데 어울려 관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귀빈석에 앉아 시합을 지켜본 두산베어스는 9대 1로 완패해 대조적이었다.
최 회장의 이런 소탈한 면모는 남북정상회담 수행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최 회장은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로 선배 그룹 총수들의 모습을 찍어주는가 하면, 다른 회장들의 짐을 들어주는 등 친근감 넘치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SK의 한 직원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젊은 회장님'의 신선한 이미지처럼 SK의 기업문화도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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