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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개최지 결정 D-29/ 분위기는 '여수 KOREA'… 뒤집기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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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개최지 결정 D-29/ 분위기는 '여수 KOREA'… 뒤집기를 막아라

입력
2007.10.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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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far, so good.’(지금까지는 잘 돼 가고 있다)

지난해 5월22일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신청서를 제출한 뒤 개최지 결정 한 달을 앞둔 상황이다.

여수는 지난 4월 개최지 실사와 8월 세계박람회사무국(BIE) 총회 프리젠테이션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근 해외서 유치활동을 벌이다 돌아온 유치위원들도 한결같이 ‘한국이 우세하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모로코가 이슬람권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표밭 다지기 ‘올인’

선진국, 개발도상국, 연안국, 내륙국 등 교섭국가 별로 전략을 달리하는 등 치밀하게 유치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던 한국은 최근 외교전에 ‘올인’하고 있다.

막판 표다지기 작전이다. 24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과 유치위 사무총장 등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일찌감치 출발했다.

또 재계와 정계 학계 지자체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96명의 유치위원들도 해외에서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남은 30일 동안 지금과 같은 판세가 이어지리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힘들다. 신규 BIE회원국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유치신청 당시 98개이던 회원국 수는 28일 현재 112개국으로 늘어났다. 대부분이 최근 두 달 새 가입한 국가들이다.

신규 가입국들이 변수

신규 가입국들의 면면을 보면 니제르, 콩고공화국 등의 아프리카권, 시리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국 모로코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이다.

따라서 여수가 개최능력 등의 객관적인 평가에서는 경쟁도시인 탕헤르(모로코)와 브로츠와프(폴란드)에 다소 앞서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BIE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내놓고 승인을 기다리는 나라들도 변수다.

실제 캐나다 캘거리는 2005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놓고 일본 아이치현과 경쟁했으나 막판에 역전패 하기도 했다. 2000년 유치전 당시만 해도 아이치현이 개최권을 따낼 것으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BIE총회 투표결과 아이치가 압도적인 표차로 캘거리를 누르고 2005년 세계박람회 개최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유치전에서 열세이던 일본이 도요타 등의 기업들을 앞세워 회원국과 비회원국에 회비와 가입비를 대납하는 작전을 쓴 결과였다.

당초 47개국에 불과했던 BIE회원국 수는 82개국으로 늘었고, 투표 참가국 중 52개국이 일본에게 표를 던졌다.

폴란드도 유럽연합(EU)의 탄탄한 지지를 바탕으로 고삐를 놓지 않는 것도 신경 쓰인다.

2차 투표에서 판가름 날 듯

투표는 회원국 3분의 2이상이 참석해야 성원이 되고, 참가국 3분의 2이상 특표시 개최지로 결정된다. 신규 회원국이 늘고 있어 어느 나라도 1차 투표에서 3분의 2이상을 득표하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으로선 2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모로코가 유력한 후보지다.

유치위 관계자는 “세계 13위 경제대국,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점 등을 들어 경쟁국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서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면서도 “2차 투표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1차에서 폴란드를 지지할 것으로 보이는 회원국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외교력과 기업들의 해외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민들 “이번엔 꼭 성공”

여수시민들은 개최지 결정이 다가오면서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가 2002년 12월 외교력 부족으로 ‘2010년 세계박람회’ 여수유치를 놓쳤던 경험을 떠올리며 적극 나서고 있다.

순수 민간단체인 ‘여수지구촌사랑나눔회’가 지난달 말 탄자니아와 나이지리아에 의료봉사단을 파견, 구호 및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아프리카ㆍ이슬람권 국가와 유대관계를 토대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로코를 의식한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교섭활동지원단 관계자는 “나눔회의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통해 여수의 국제적 지명도가 한층 올라갔다”며 “특히 탄자니아와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로부터 여수 지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 인맥·조직력 동원 '경제 올림픽' 발 벗고 뛰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 등 그룹 총수들도 유치 총력전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14조원의 경제 효과와 9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산되는 경제 올림픽을 위해 국내외 모든 인맥과 조직력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은 세계 190여 곳에 퍼져 있는 현대차의 판매 네트워크를 동원해 엑스포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4월 한달 동안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 준공식과 체코 현대차 공장 기공식을 거쳐 터키, 남미의 브라질까지 4개국을 방문하며 유치를 측면지원했다.

6월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제4회 제주평화포럼에 참여, 전세계 전현직 각료 및 정치 경제 지도자들에게 여수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삼성전자도 이윤우 부회장은 25일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을 찾아 박람회 관련 담당 기관인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완지페이(萬季飛) 회장을 면담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완지페이 회장은 “한국의 (여수 유치) 요청을 적극적인 태도로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의 위원장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그야말로 전력투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5월 엑스포유치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꾸준히 유치사절단을 구성해 유치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현지 지사를 통해 유치 활동을 펴고 있고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은 중동지역 등 해외 방문 시 해당 국가 고위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페루에서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과 자원 개발 및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수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한진해운 등 해양수산기업과 한국선주협회 등 관련단체들은 국내외 홍보와 행사기획에 써달라며 40억원을 내놓았고, 대한항공도 3억원을 쾌척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 김재철 유치위원장

김재철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은 세계박람회사무국(BIE) 투표를 한달 앞둔 28일 최근 혼탁양상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박람회의 주제, 국제행사 개최 경험과 능력 등 객관적인 평가에서 경쟁국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며 “하지만 모로코는 다른 나라에 가입을 종용해서는 안 된다는 BIE의 신사협정을 깨가며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모로코는 아프리카와 이슬람권에서 처음 개최된다는 점을 들어가며, 친 모로코 성향의 나라들을 BIE에 가입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같이 유치활동을 펴고 있는 모로코를 견제하는 일이 최대의 과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 끝까지 신사적으로 유치전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앞으로는 지금까지 공들인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무리를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남은 기간 좀 더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벌여 표 다지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회 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난타’ 등 문화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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