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9시만 되면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임직원들은 손바닥만한 엽서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다. 이른바 ‘고객사랑 감사편지’다.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교보생명 임직원들이 고객들에게 보내는 자필로 쓰는 감사편지가 화제다. 대상은 최근 유지서비스 담당 FP(파이낸셜 플래너)가 바뀌는 등 회사차원의 관리가 소홀했다고 판단되는 고객들. 신계약 유치에만 매진할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자는 취지다.
임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과 함께 하루 한 통씩 엽서에 감사의 편지를 적는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 밀려 직접 펜으로 쓰는 편지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매일 매일 새로운 내용으로 편지를 직접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처음에는 적지 않았다. 펜으로 글을 써 본지도 오래라, 글씨체도 제멋대로였지만 담긴 정성 만큼은 한결 같다.
이동수 대리는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것으로 생각돼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늘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창재 회장 등 임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고객의 소리 청취를 위해 방문을 앞둔 우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편지를 쓴다.
10월 중순 시작돼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전달된 편지만 2만3,000여통. 최근 감사편지를 받았다는 고객 김모(43)씨는 “이메일이나 인쇄된 편지가 줄 수 없는 정성이 담겨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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