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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성의 굿모닝 아메리카] 미국 남동부 '물싸움'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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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성의 굿모닝 아메리카] 미국 남동부 '물싸움' 법정으로

입력
2007.10.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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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미 남동부에서 더 많은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물싸움’이 한창이다. 극심한 물 부족으로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조지아주가 연방정부를 대신해 수자원 배분 권한을 맡고 있는 육군을 상대로 앨라배마, 플로리다주로 흘러가는 물의 양을 제한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3개주간의 물확보 다툼은 급기야 법정 분쟁으로 번졌다.

4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물 사용 제한 요구 수위를 높여온 조지아주는 급격한 수위 저하로 고갈 위기를 맞은 주 북부의 레이니에 호수를 지키기 위한 총력전을 시작했다. 레이니에 호수로부터 시작해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주로 흘러 들어가는 물의 양은 하루에 37억8,000만 리터에 이르고 있다. 이 물줄기를 막아 달라는 소송을 낸 것이다.

3개주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미 육군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 육군은 레이니에 호수의 물이 플로리다주의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과 플로리다강의 멸종위기 조개류 보호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공급돼야 한다는 지침을 갖고 있다.

조지아주는 이대로 가면 4개월안에 레이니에 호수가 말라 버릴 것이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주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육군의 지침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리는 물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데 앨라배마, 플로리다주에서는 물 사용 제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조지아주의 문제 제기로 연방 정부와 미 육군이 수자원 배분 지침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앨라배마, 플로리다주에 비상이 걸렸다. 조지아주보다 가뭄이 더 심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앨라배마주는 “조지아주가 비상계획 없이 물을 흥청망청 쓰다가 가뭄을 만나자 준비부족에 따른 피해를 우리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맞소송을 벼르고 있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 남동부의 물 부족은 가뭄에 따른 천재(天災)이기도 하지만 미리 대비책을 세우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이기도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지아주에서는 지난 여름 모든 분수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동됐고 한 놀이공원은 어린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인공 눈을 만들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조지아주의 경우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물 사용이 30% 증가했으나 주 당국은 최악의 가뭄에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앨라배마주는 조지아주보다도 더 대응 계획 마련에 뒤처져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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