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 유흥업소 사장 등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탈루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만원을 번 자영업자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5,000원만을 벌었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는 뜻이다.
물론 탈루혐의가 짙다고 판단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지만,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축소신고 실태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버는 그대로 노출되는 ‘유리지갑’을 들고 다니는 샐러리맨들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니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2005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세금 탈루 가능성이 큰 1,730명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 기획 세무조사를 한 결과, 이들의 탈루 소득은 총 2조4,115억원이었다. 이들의 실제 소득은 4조8,230억원 가량으로 소득 탈루율이 50%에 달했다. 세무조사 대상자들의 1인당 평균 탈루 소득은 13억9,000만원이었다.
국세청은 2005년12월 1차 세무조사(422명 대상)에서 1,094억원, 지난해 3월 2차 조사(319명)에서 1,065억원, 지난해 8월 3차 조사(362명) 2,454억원, 지난해 11월 4차 조사(312명) 2,096억원, 올해 2월 5차 조사(315명) 2,147억원 등 총 8,856억원을 추징했다. 1인당 평균 추징 세액은 5억1,200만원이었다.
세무당국의 지속적인 기획 세무조사에 따라 그나마 탈루율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1차 조사에서는 소득 탈루율이 56.9%, 2차 조사에서는 57.7%에 달했지만 3차 조사 48.7%, 4차 조사 47.1%, 5차 조사 47.5% 등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세무조사를 받은 의사 등 전문직의 탈루율이 1차 42.8%, 3차 37.7%, 5차 34.8%로 크게 낮아졌고 스포츠센터 등 기업형 자영업자의 경우도 1차 74%, 2차 56.9%로 줄어들었다.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전문직 자영업자에 대한 강도 높은 소득추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루 우려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탈세를 조장하는 세무대리인 역시 함께 단속해 징계 및 검찰 고발 등 엄중한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현재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의료업종, 유명 입시학원 사업자, 유흥업소 음식점 사우나 고급산후조리원 등 현금소비업종, 부동산 임대ㆍ분양 등 부동산관련 업종, 대형화랑 등 고소득 자영업자 259명에 대해 6차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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