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ㆍ기금과 펀드가 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ㆍ기금과 펀드를 비금융 주력자로 구분해 은행 지분 인수에 제한을 둔 조항은 없어져야 한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곳이 은행을 못 사도록 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 등 비금융 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원칙적으로 4%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4% 초과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포기할 경우에 한해 금감위 승인을 받아 10%까지 가질 수 있는데 연ㆍ기금이나 펀드는 대부분 비금융 주력자로 분류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연ㆍ기금, 펀드 등은 재무적 목적으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면서 부동산도 사고 제조업체도 산다”며 “연ㆍ기금과 펀드를 산업자본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금산분리 완화를 통한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 허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금산분리를 규정한 법의 존재와 관계없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법이 없더라도 국민이 재벌의 은행 소유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세계적으로도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우리금융의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우리금융의 장래 수익이 불투명하다고 투자자들이 생각해서 그런 것 같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며 “주가가 떨어져 지분 블록세일(분할 매각)도 어려워졌지만 주식 매도자들을 후회하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 취임 당시인 4월초 2만2,500원 수준이던 주가는 25일 현재 1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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