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회를 맞은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에 김훈 <남한산성> (장편), 윤성희 <감기> , 이기호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 정이현 <오늘의 거짓말> , 천명관 <유쾌한 하녀 마리사> , 편혜영 <사육장 쪽으로> (이상 소설집) 등 6편이 선정됐다. 사육장> 유쾌한> 오늘의> 갈팡질팡하다가> 감기> 남한산성>
문학평론가 신수정, 김미현, 김동식씨로 구성된 예심위원단은 22일 오후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심사회를 열고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주요 문예지 17종에 발표된 중ㆍ단편소설 330편과 같은 기간 출간된 소설집 41권 및 장편소설 83권을 검토해 최종 후보작을 추려냈다. 수상작은 내달 중순에 열릴 예정인 본심에서 결정된다.
이날 예심위원들은 3시간 넘게 토론을 거듭했다. 위원들이 심사 대상 기간 중의 문학적 성과에 대해 “원로작가부터 중견,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주목 받으며 다양성과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공통의 총평을 내릴 때부터 후보작 선정의 난항은 예고된 셈이었다.
특히 재작년 등단 3년차 신예 김예란씨를 수상자로 지목하며 신세대 작가들을 본격 조명한 바 있는 한국일보문학상 심사위원들로서는 “2000년대 등단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자리 굳히기’에 들어가며 소문이 아닌 실체로서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진단도 장고(長考)의 원인이 됐다.
이러한 ‘백화난만’의 문학적 성과 외에, 제정 당시부터 중단편, 소설집, 장편 모두에 수상 기회를 열어놓고 ‘작품 완성도’라는 문학상 본연의 평가 기준에만 충실해온 한국일보문학상의 기조 역시 예심위원들의 고민을 깊게 했다.
그간 중단편 위주로 운영(역대 수상작 40편 중 31편이 중단편)돼온 만큼 올해도 중단편으로 후보작을 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의견과, 문학적 성과의 고른 반영을 위해 장편이 충분히 검토돼야 하고 그러려면 중단편 대신 소설집을 후보에 올려 장편과의 ‘비교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결국 예심위원들은 소설집 및 장편소설과 개별 중ㆍ단편소설을 구분해 목록을 만들고, 이 중 무엇을 본심위원단에게 전할지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숙고 끝에 위원들은 앞의 목록이 2006~2007 한 해 동안의 한국문학 성과를 잘 집약하고 있고, 심사 대상 기간 중 소설집이 개별 중단편에 비해 더 나은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소설집 5편 및 장편 1편이 담긴 최종 후보작 목록을 선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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