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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골퍼들 '긴장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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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골퍼들 '긴장의 샷'

입력
2007.10.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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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홀에서는 주위를 둘러 보지 말고 플레이를 빨리 해라.”

26일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아난티골프&온천리조트(파72ㆍ7,630야드)에서 열린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골프 2라운드에서 경기위원들이 출발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특별 당부한 내용이다.

중하게 플레이해도 모자랄 판에 가급적 빨리 하라고 하니 어리둥절해지는 대목이다. 이유는 북한군 콘크리트 막사가 코스에 인접해 있고 대회 첫날 북한군인이 코스에 올라오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김지웅(30)이 두 번째 샷을 그린 좌측 끝에 꽂힌 홀을 직접 공략했으나 왼쪽 OB지역에 떨어졌고 동반 플레이를 하던 정재훈도 볼을 찾기 위해 가세했다.

아래쪽에서 이를 지켜본 북한군 2명이 호각을 불면서 “거기서 골프 치지 말라”라며 코스로 뛰어 올라왔다. OB지역 바로 아래에 군부대 초소가 있는데 선수들이 이를 정탐하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북한 군인들은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는 시늉까지 하며 강력하게 따졌고, 선수들이 겁에 질러 어쩔 줄 몰라 하는 촌극이 펼쳐진 것. 우여곡절 끝에 경기는 재개 됐지만 얼굴이 하얗게 변한 김지웅은 다음홀인 8번홀 티샷을 OB지역으로 보내는 후유증에 시달렸다.

북한군 코스난입 사건(?)이 생기자 2라운드에서는 사고 재발 방지차원에서 아예 핀 위치를 그린 오른쪽 전방에 꽂아 볼을 오른쪽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플레이 중간 중간 사복 입은 북한의 감시원 한 명이 코스주변을 기웃대자 선수들이 “뭐 하는 사람이냐”고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김형태(30)는 “볼이 잘못 맞아 그린 왼쪽에 떨어졌는데 캐디와 ‘고개 숙이고 라인을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했다”고 밝혔다.

대회 2라운드에서는 김형태가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김형태는 2언더파 70타를 쳐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2위 김상기에 1타차 앞섰다.

김형태는 “날씨는 좋지만 그린이 딱딱하고 난이도가 높아 성적이 잘 나지 않는 것 같다. 5,6언더파가 우승 스코어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첫날 3언더파로 선두였던 방두환은 2타를 잃어 중간합계 1언더파를 기록해 공영준 최호성과 함께 공동 3위로 밀렸다.

금강산=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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