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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포도주' 튀는 영화감독이 쓴 튀는 掌篇 6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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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포도주' 튀는 영화감독이 쓴 튀는 掌篇 66개

입력
2007.10.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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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인 지음 / 궁리 발행ㆍ248쪽ㆍ1만원

66편의 장편(掌篇)으로 이뤄진 이 소설집의 작가는 영화감독 신재인(37ㆍ사진)씨다. 신씨는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2001)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2002) <신성일의 행방불명> (2004) 등 기발한 상상력의 작품으로 독립영화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그가 영화계에 입문하기 직전인 1998년 “미쳐서 쓰기 시작한” 이 작품집은 2000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기금을 받았지만 마땅한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원고 채로 묵혀왔다는 후문이다.

화자는 모두 ‘나’지만 전부 다른 ‘나’다. 간결한 문장의 짧은 이야기가 화자와 사건과 형식을 부지런히 바꿔가며 이리저리 튄다. 우동집 앞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는 ‘나’의 집 침대에서 섹스 대신 출산을 하고, 초등학생인 ‘나’는 엄마가 훔쳐온 책으로 독후감으로 써서 상을 받는다.

샤프심이고 지우개고 뭐든 비위좋게 먹어치우는 초등학생 ‘나’, 오로지 진실만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입을 가진 ‘나’의 이야기처럼 신씨 영화의 모티프가 된 작품들도 숨어 있다.

이 다종한 ‘나’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지만, 이들의 언행이 일체의 속박 없는 정신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순수 욕망으로 알알이 들어찬 포도송이들로 빚어낸 <포도주> 는, 그 자체가 욕망의 또다른 이름이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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