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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밥 말리' 자유를 향한 외침 '레게'… 민중의 영웅이었던 밥 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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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밥 말리' 자유를 향한 외침 '레게'… 민중의 영웅이었던 밥 말리

입력
2007.10.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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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데이비스 지음 / 이경하 옮김 / 여름언덕 발행ㆍ507쪽ㆍ1만5,000원

“10시가 되었고 북소리가 밥 말리 & 더 웨일러스를 호명했다. 무대에 불이 켜졌고 진행자가 ‘짐바브웨 만세’라고 외치자 관중들이 밥 말리를 연호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짐바브웨> 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후는 대혼란.

1980년 당시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로디지아에서 밥 말리가 이끄는 무대는 AK-47 자동 소총과 자욱한 최루 가스로 끝났다. 자메이카의 레게 가수 밥 말리와 그가 이끄는 보컬 그룹 ‘웨일러스(wailers:절규하는 자들)’가 또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지른 것이다.

신세대의 여흥 아니면 패션의 아이템인 양, 레게는 한국서 지독히 오해받고 있다. 책은 레게 최대의 스타 밥 말리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펼친 인터뷰를 1차 자료로, 자메이카 현대사와 청년 문화에 대한 정보를 2차 자료로 삼아 빚어낸 전기다.

1838년 자메이카에서 노예해방이 이뤄지고 난 뒤, 영국으로부터의 식민경험에 짓눌린 민중이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싸운 기억이 승화된 것이 레게다. 그 한가운데에 킹스턴 빈민가 태생의 남루한 소년 밥 말리와 그가 결성한 웨일러스가 있다.

이들이 1972년 발표한 첫 앨범 <불을 붙여(catch fire)> 는 자메이카에 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된 사건과 궤를 같이 했다. 투쟁성과 도덕성으로 둘은 굳게 결합했는데, 서구 팝계에서는 귀가 번쩍 뜨이는 신상품이었다.

말리는 세계적인 명성에 도취되지 않았다. 궁핍의 삶을 살고 있는 자메이카 민중의 영웅으로서 할 바를 잊지 않았다. 1988년 한 후배 레게 가수는 자메이카의 극빈자 수용 시설에서 이런 글을 나눠주었다.

“레게 뉴스 특보 : 밥 말리의 환영이 스트레인저 콜(자신의 이름)에게 말을 걸다.” 저자는 <레게 인터내셔널> 등 자메이카 3부작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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