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913원 방어선’을 지켜내지 못하고 10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6.7원 급락한 909.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910원 이하로 떨어진 건 1997년 9월 18일(909.6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 그 동안 913원선은 지난해 12월 7일, 올해 7월 25일, 이달 2일 등 3차례 공격을 받았으나 최후의 보루처럼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이날 환율은 913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장 마감을 30분도 채 안 남기고 갑자기 추락해 910원마저 뚫고 내려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역외 및 은행권의 달러 매도가 늘었고, 수출업체도 월말이 다가오면서 달러 매도에 적극 나섰다. 특히 주가가 이날 오후 들어 강한 탄력을 보이며 상승폭을 키워나가자 달러 매물이 한꺼번에 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선 900원선 하향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 약세가 몇 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이 건실하게 유지되는 등 내성이 생겼고, 내년에도 기업 등 경제주체가 달러 약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수출보다는 해외여행 등 서비스수지 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늘어나는 단기외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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