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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야스쿠니 풍자만화전' 여는 상명대 고경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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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야스쿠니 풍자만화전' 여는 상명대 고경일 교수

입력
2007.10.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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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로 상징되는 일본 군국주의의 실체를 국제 사회에 알리고 싶습니다.”

일본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풍자하는 만화전이 미국에서 열린다. 11월 1~11일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에서 ‘야스쿠니 풍자만화전’을 여는 주인공은 고경일(39) 상명대 만화ㆍ애니메이션 학부 교수. 그가 그린 그림 25점과 학부 학생들이 그린 25점 등 모두 50점을 선보인다. 야스쿠니에 무기를 배치한 만화, 야스쿠니 앞에 일본 제국주의 희생자의 신발 수만 켤레가 널브러진 만화 등 전시작 모두 야스쿠니 신사를 매개로 한 일본 우경화를 꼬집는다.

고 교수는 “일본은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A급 전범이 잠들어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평화를 위협하고 군국주의적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것이 동아시아의 지역 문제로 국한되는 것 같아 미국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군인과 A급 전범은 물론 강제 징용된 한국인과 대만인 심지어 버젓이 살아있는 한국인의 이름까지 명부에 올려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됐다. 또 명부에서 이름을 빼달라는 한국과 대만 유족들의 요구도 거부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그런 문제를 고발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만화는 일반인이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장르여서 다른 텍스트에 비해 파급 효과가 크다.

고 교수는 학생들과 6개월 전부터 관련 만화를 그렸다. 이번 겨울방학 때 국내든 해외든 전시회를 한번 열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민족문제연구소가 미국에서 야스쿠니 신사의 문제를 꼬집는 캠페인을 열기로 해 동참한 것이다. 특히 학생들은 만화를 그리기에 앞서, 명부에 오른 선친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유족을 만나는 등 나름대로 진지하게 공부했다. 고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8월에도 ‘NO! 야스쿠니 신사 참배단’을 꾸려 도쿄, 오사카 등에서 전시회를 열고 일본인들의 생각을 취재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하는 심포지엄, 집회, 후원행사 등도 전시회와 함께 열린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도 계획돼 있으며 뉴욕 유엔본부와 워싱턴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야스쿠니 신사의 의미와 일본의 각성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린다.

고 교수는 “독일이 나치 전범을 참배하는 시설을 베를린에 만든다면 유럽인이 가만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국제 사회가 야스쿠니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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