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커트 실링(41ㆍ보스턴)이 포스트시즌 통산 11승째를 거두며 팀을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2연승으로 이끌었다. 실링은 26일(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5와3분의1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이 2-1 역전승을 거두는 데 디딤돌을 놓았다.
실링은 이로써 포스트시즌 통산 19경기 선발 등판에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게 됐다. 월드시리즈 성적은 4승(1패) 평균자책점 2.06. 실링은 이날 7번째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개인 통산 최소 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카지마 히데키-조너선 파펠본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진이 승리를 지켜준 덕분에 지난해 케니 로저스(디트로이트) 이후 사상 2번째로 월드시리즈에서 선발승을 거둔 40대 투수가 됐다.
보스턴은 마운드의 효과적인 계투 작전과 타선의 끈질긴 집중력을 앞세워 안방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2승만을 남겨뒀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2차전을 이긴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모두 50번 중 39번(78%)에 달했고 최근 13번 중 무려 12번이나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특히 홈에서 초반 2연승을 한 팀은 34번 중 27차례(79%)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1로 앞선 6회초 1사 1ㆍ2루 위기에서 등판한 오카지마는 2와3분의1이닝을 퍼펙트로 틀어 막는 눈부신 피칭을 펼쳤다. 일본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오카지마는 특히 마지막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염을 토했다.
오카지마에 이어 등판한 마무리 파펠본도 1과3분의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오카지마-파펠본 듀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7과3분의1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기록 중이다.
1차전에서 2루타 8개 포함, 17안타로 13점을 뽑는 가공할 화력을 선보였던 빨간 양말 타선은 특유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 타석당 상대 투수로 하여금 가장 많은 공을 던지게 한 보스턴 타자들은 7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콜로라도 마운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보스턴은 0-1로 뒤진 3회 점수를 뽑아내진 못했지만 볼넷 2개를 얻어내며 콜로라도의 특급 루키 우발도 히메네스를 괴롭힌 뒤 4회 제이슨 배리텍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5회 데이비드 오티스가 다시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1ㆍ2루 찬스를 잡았고, 마이크 로웰이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이번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 무려 62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뛰어난 선구안을 선보였다.
양팀은 하루를 쉰 뒤 28일 콜로라도의 홈인 쿠어스필드에서 각각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 조시 포그(콜로라도)를 선발로 내세워 3차전을 벌인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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