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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동영 후보의 부적절한 '용병'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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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동영 후보의 부적절한 '용병' 발언

입력
2007.10.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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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용병' 발언은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군의 생명인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은 물론 이라크 현지 자이툰 부대 장병들에게 커다란 모욕을 주었다.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에 찬성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립 구도를 만들려는 뜻이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정치지도자의 말은 최소한의 품위와 적절성을 가져야 한다.

"세계 용병 공급원이 돼도 좋으냐" "젊은이들의 피와 청춘을 전쟁터에 내다 팔아 잘 산다는 평가를 들어선 안 된다"는 말은 이런 최소 요구 기준에 미달한다. 말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앵커 출신의 그이기에 단순한 표현 상의 실수라기보다 논지를 강조하기 위해 골라 쓴 말일 가능성이 더 크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정 후보가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 이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며 군사ㆍ안보 정책을 총괄한 자신의 책임이 "파병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해소되진 않는다.

특히 '용병'은 객관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 과거 운동권이 베트남전 파병에 대해 '미제의 용병' 주장을 한 적은 있다. 그러나 베트남전 당시와 달리 자이툰 부대 장병 급여와 주둔비용은 모두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용병이란 말인가. 찬성론자의 '국익' 주장을 겨냥한 '피를 팔아' 표현도 짐짓 현실에 눈을 감은 말이다. 찬성론자라고 미래의 석유이권과 장병들의 희생을 저울질하는 게 아니다. 흔들리는 한미동맹 체제의 복원 문제나 시기적 효율성과 함께 '안전'도 고려한다.

국민의 의견이 엇갈리는 파병 연장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견해를 밝힐 수 있다. 우리도 파병 연장의 뚜렷한 명분을 찾기 어려운 데다 주둔지 주변 지역의 군사 정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정부가 약속을 지키는 게 낫다는 이유에서 반대론을 분명히 밝혔다.

편한 말로도 얼마든지 반대론을 펼 수 있다. 정치지도자의 극언으로 국민은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 거기에 소금을 뿌리자는 게 아니라면 정 후보는 말조심을 해야 한다. 이미 3년 전에도 노인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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