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의 후폭풍이 드러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5일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보고서 등을 토대로 미국 전역의 부동산 평가손(가격 하락분)이 최대 4조 달러에 달해 내년엔 이에 따른 소비둔화가 완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9월 신용경색 및 주택경기 침체로 가압류 되는 주택수가 내년 말까지 50만채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문은 합동경제위 보고를 토대로 그 수치가 200만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경매처리 시 가압류 주택의 평가손은 710억 달러, 주변 주택 하락에 따른 평가손은 3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신문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전반적 주택하락에 따른 평가손은 훨씬 더 크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회사인 ‘글로벌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은 내년까지 평균 5%, 2009년 중반까지 평균 10% 하락해 약 2조 달러의 평가손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는 하락폭을 더 크게 잡아 약 15%에 3조원의 평가손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가압류 주택 평가손과 전체 일반주택 가격 하락분을 합치면 주택부문에서만 최대 약 4조 달러의 평가손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현재 미국 가계의 전체 부동산 자산가액 21조 달러의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글로벌인사이트는 부동산 평가손에 따른 가계 소비 위축 효과가 1달러 평가손(가격하락) 당 6센트 정도로 산출했다. 이를 근거로 신문은 “내년까지 미국 주택가격이 5% 하락할 경우 가계소비는 600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침체를 야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뚜렷한 경기둔화를 야기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고용 파장도 만만찮다. 2003~2006년 모기지업계를 포함한 주택 관련 업종의 신규고용은 130만 건에 달해 같은 기간 전체 신규고용의 23%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주택업종에선 이미 38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향후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에 따른 메릴린치의 평가손이 당초 보다 30억 달러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투자 및 금융사 손실도 인플레이션 반영가치로 약 2,400억 달러에 달했던 1990년대 초 미국 신용위기 손실액의 2배에 가까운 4,0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