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감독이 승부수로 던진 ‘김광현 선발카드’가 적중한 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두산의 리오스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김광현이 호투를 펼치면서 단순한 1승이 아닌, 2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귀중한 승리를 올렸다.
김광현은 초반 변화구 제구가 제대로 안된 것 외에는 강속구 위력과 공끝 움직임 모두 좋았다. 또 포수 박경완은 노련한 리드로 경기 중반 이후 볼 배합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4차전을 ‘김광현의 날’로 만들었다.
두산은 김광현 공략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동주 등 중심타선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특히 김광현의 제구가 불안정하던 경기 초반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이 어린 선수의 기를 살려주는 결과가 됐다.
반면 리오스는 기대만큼 던지지 못했다. 나흘만의 등판인데다 전날 3차전 빈볼 시비 난투극으로 흥분했던 탓인지 1차전에 비해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승부처는 5회 조동화와 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이지만 6회 1사 1ㆍ3루에서 두산 포수 채상병이 정근우 타석 때 패스트볼로 추가 실점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채상병은 투수 김상현의 커브를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려고 미트를 끌어 올리다가 공을 뒤로 빠뜨려 승기를 SK 쪽에 넘겨주고 말았다.
SK는 열세가 예상됐던 4차전을 김광현 투입으로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향방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두산은 안경현의 결장으로 인한 공백과 불펜진의 부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로 남게 됐다.
MBC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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