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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빅뱅 그 위기와 기회] <3> 변신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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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빅뱅 그 위기와 기회] <3> 변신만이 살 길이다

입력
2007.10.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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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삼성생명은 회사 내에 '라이프케어연구소'를 출범시켰다. 말하자면, 제조업체들의 연구ㆍ개발(R&D) 센터 같은 곳. "앞으로 금융 시장환경이 급변할 것이고 저출산, 고령화가 빨리 진전되는 어려운 환경에서 미래 상품과 트렌드를 연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수창 사장의 지시였다.

20여명의 연구소 인력은 의학박사, 외국 보험사 전직 임원 등 하나같이 쟁쟁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현실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였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변신이 시작됐다.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가구당 생명보험 상품 가입건수가 5건에 달할 정도로 국내 생보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은행, 증권 등 타 금융업종과도 영역 다툼을 벌여야 할 판이고, 외국계 보험사들과의 국경 없는 경쟁을 강요 받고 있다.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변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와 신규 영역 진출이다. 그 첫번째 타깃이 자산운용업과 신탁업이다.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변액보험 등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대한, 교보, 미래에셋생명이 신탁업을 개시했거나 추진 중이고, 대한생명은 계열사인 한화증권 소유의 한화투신운용을 아예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느 금융업종 못지않게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생명은 '2015년 세계 15위 생보사'를 목표로 세웠다. 단지 내수시장 개척만으로는 어림없는 목표다.

미국과 영국에 투자법인을, 중국과 태국에 합작법인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외환 위기 당시 설립한 태국합작법인 '시암삼성'은 현지화에 성공하며 출범 8년 만인 200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5년 7월 출범한 중국합작법인 '중항삼성'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목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현재 총자산의 3% 수준인 해외 투자 규모를 향후 1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3년부터 북경주재사무소, 일본 동경사무소, 미국 뉴욕 현지투자법인을 설립했고, 2005년 12월에는 생보업계 최초로 베트남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올해 8월에는 뉴욕주재사무소를 개설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민영보험사인 평안보험공사(平安保險公司)와 사고조사업무 협약을 체결, 중국 현지 사고 보험금 청구건에 대한 지급 서비스가 한결 수월하게 됐다.

2004년 북경주재소를 개설한 교보생명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파트너 선정에 나서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근 상장의 물꼬가 트인 것도 생보사들에게 정글을 헤쳐나갈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동안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치중해 온 교보생명은'생보사 1호 상장'을 차근차근 추진하며 제2의 도약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금은 보험사가 은행, 증권사 등 타 금융회사의 '먹잇감'이 되고 있지만, 상장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타 금융회사를 적극적으로 M&A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난다.

요즘 삼성생명 기획라인은 한 외국 생보사를 벤치마킹 하는데 분주하다. "1970년대 프랑스의 한 지방 생보사에서 지금은 세계 생보업계의 톱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악사(AXA)는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정상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삼성생명의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를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지금 생보사들이 살을 깎는 아픔을 참으며 변신에 나서고 있는 것이 멀지 않은 미래에 결실로 맺어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였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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