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를 떠나서 축제 분위기에 맞지 않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줘 유감스러운 경기였다.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짧고 명료하게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해 아쉬움을 남겼다.
양팀 선발 투수 로마노(SK)와 김명제(두산)가 의외의 안정된 피칭을 하면서 5회까지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로마노는 페넌트레이스와 다른 투구패턴으로 두산 타자들을 교란시켰고 김명제는 비록 1회 2실점했지만 2회부터 안정된 피칭을 했다.
승부처는 SK가 2-0으로 앞선 6회 초였다. 양팀은 나란히 실책을 범했지만 승운은 SK에 있었다.
SK는 무사 1ㆍ3루에서 대타 김강민의 타석 때 작전 실패로 이호준이 홈에서 횡사한 게 아쉬웠다. 타자 김강민이 스퀴즈 번트 사인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SK가 승부수를 띄운 상황에서 그런 실수가 나오면 벤치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두산 유격수 이대수가 3개의 실책을 잇달아 범한 틈을 타 SK가 대량 득점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1사 만루에서 이대수가 2번 조동화의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한데다 비어 있는 3루에 던져 추가 실점을 허용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대수는 2차전에서 보여준 수비와 달리 경직된 모습을 보여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우려를 남겼다.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8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정근우를 3차전에서도 1번 타자로 중용하고 김재현을 새롭게 3번 타자로 투입한 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져 2연패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SK가 남은 잠실 2경기에서 1승1패를 거둔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 양팀 모두 4차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MBC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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