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폭등하는 위안화의 위력을 앞세워 해외기업을 사들이고있다.
이번 주에만 중국 공상은행이 55억 달러에 아프리카 최대규모의 은행인 스탠더드뱅크그룹 지분 20%를 인수했고 중국 중신증권이 베어스턴스와의 상호출자 통해 베어스턴스 지분 6%를 인수하는 등 중국 기업들이 물불 가리지 않고 기업인수합병(M&A)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공상은행의 경우 지난해 219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를 한 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PT뱅크하림의 지분 90%, 마카오의 성헝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하고있다. 마치 1980년대의 일본을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중국에서는 2005년부터 무려 13%이상 위안화 가치가 상승돼 1달러 당 7.5위안에 이른다. 증시도 지난 1년 10개월간 무려 400% 이상 올랐고, 부동산 가격도 매년 두 자리수 이상으로 치솟았다. 더욱이 증시활황에 맞춰 중국 거대 기업들은 기업공개를 통해 수 백억 달러에 이르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쥐게 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올해 6월 중국 기업주들에 대한 조사에서 90% 이상이 해외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중국 기업들의 M&A 선호 현상은 비싼 로열티 등을 물지 않고 기술도입과 선진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는데다 날로 가격이 치솟는 중국기업을 인수하는 비용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2004년 55억달러에 불과하던 중국의 해외투자금액은 2006년 211억 달러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설립된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도 1조 4,000억달러를 상회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기업 사냥에 가세, 50여개 해외기업에 대한 지분 확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최근 “국부펀드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국부펀드의 행동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견제에 나설 정도다.
중국은 또 세계 ‘시장가치 10대 기업’에 중국석유(2위), 중국이동통신(4위) 공상은행(5위), 중국석화(8위) 등 4개를 확보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합의에서 탄생한 강력한 엔화와 막대한 자산을 배경으로 기업 사냥에 나서 맨해튼의 록펠러센터, 미국을 상징하는 컬럼비아, MGM, 유니버설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계 최고라는 페블비치 골프장 등을 줄줄이 걷어가면서 미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M&A는 일본과는 상당히 다른 측면이 있다. 중국석유, 중국석화 등 우량 국유 기업들이 M&A를 주도할 뿐 아니라 인수 합병 대상도 아직은 원유 및 광산 등 천연자원에 집중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의 해외 투자 동향 최근 행보
-9. 14 중국 상무부, 2006년 한해 중국의 해외투자가 211억 6,000만달러라고 발표
-9. 29 2,000억 달러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설립
-10. 14 중국, 외환보유고가 1조 4,34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발표
-10, 15 후진타오 주석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그룹 장려" 발언
-10. 16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중국석유 등 4개 중국 기업이 올라
-10. 17 파이낸셜타임스 설문 조사, 중국기업이 M&A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 예상.
-10. 22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국부펀드의 행동강령이 필요하다며 중국국부펀드 견제
-10. 24 후샤오린 중국 외환관리국장, "자본의 해외 진출 통로를 넓히겠다"고 발언
중국 중신증권, 베어스턴스과 상호투자를 통해 베어스턴스 주식 6% 취득키로
-10. 25 중국 공상은행, 아프리카 최대은행 스탠더드뱅크그룹 지분 20%를 인수키로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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