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4일 15주만에 정례브리핑을 재개했다. 지난 7월 통합브리핑센터 설치 등 정부의 일방적 취재통제 조치에 기자들이 반발하자 오찬 또는 구내식당 티타임 형식으로 브리핑을 대신했던 송 장관은 "국감에서 브리핑을 약속했다"는 이유로 무려 석 달여만에 통합브리핑 룸에 섰다.
그러나 국내언론은 대부분 불참한 가운데 외신들이 참석자의 주류를 이루는 기형적 브리핑이 이루어지면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겨레신문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국내 언론들은 국정홍보처가 일방적으로 설치한 통합브리핑센터 내 정부 브리핑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그간 간담회 형식 등 변칙적인 스타일의 브리핑으로 기자들과 마찰을 피해온 송 장관이 파행을 무릅쓰고 브리핑을 강행한 데는 23일 "복분자를 따기 위해서는 가시에 찔려야 한다"며 부처들의 단호한 대처를 요구한 노무현 대통령의 주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송 장관은 브리핑 모두에 "브리핑 제도가 파행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나 언론, 정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안타깝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소 기자들의 질문을 독려하며 대부분 30분 이상 브리핑을 했던 송 장관은 이날 불과 25분만에 브리핑을 끝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