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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돌며 문화재 3000점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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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돌며 문화재 3000점 싹쓸이

입력
2007.10.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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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며 3,000점이 넘는 고서(古書)나 민속자료, 미술품 등을 훔친 문화재 전문 절도단이 적발됐다. 이들이 훔친 물품 중에는 오원 장승업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들도 다수 포함됐다.경찰은 이들이 훔친 문화재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청송교도소 출신의 문화재 절도범 정모(60)씨와 김모(54)씨, 우모(53)씨는 2004년 12월 고미술품 전문 장물업자 김모(44)씨와 짜고 ‘전국구 절도’를 모의했다. 또다른 장물업자와 절도범들을 끌어들인 이들은 여관에서 합숙을 하며 범행을 실행해 갔다.

주범은 10여년간 골동품업을 하며 한문과 고서의 가치를 익힌 장물업자 김씨였다. 김씨가 목표물과 소재지를 지정해 알려주면 정씨 등이 행동에 나섰다. 수법은 과감하고 치밀했다. 파수견은 쥐약 등 독극물을 묻힌 멸치를 먹여 즉사시켰고, 경보장치를 피하기 위해 두께 60㎝가량의 건물 흙벽을 직접 뚫고 들어가기도 했다. 훔친 물건들은 장물업자들이 모두 사들여 불법 유통시켰고, 일부는 인터넷 유명 경매 사이트를 통해 거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2005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을 돌며 전남 나주향교 대성전(보물 394호), 전북 고창의 인촌 김성수 선생 생가(전북기념물 제39호) 등 고택(古宅)과 향교, 박물관 등 100여곳에서 문화재 3,000여점을 싹쓸이 했다. 경찰은 이 중 고문서 393점, 고서 1,375권 등 2,174점을 회수했다.

도난품 중에는 조선 후기 중국 당나라 때의 무장 곽분양의 이야기를 그린 병풍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와 제월당(霽月堂) 교지 등 지방문화재는 물론 장승업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겸재 정선의 산수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청옥산수 연작 등 예술품도 대거 포함돼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정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일당 8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아직 회수하지 못한 900여점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 향교나 고택 등의 관리자가 문화재 보유 사실을 정확히 모르거나 절도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문화재 지정 신고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재 목록이나 사진을 만들어 두고 문화재청에도 등록하는 등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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