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의 수가 나날이 줄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내년 봄까지 현재 5,000여명의 병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각국 정부가 철군을 서두르고 있다.
미군을 제외한 다국적군 병력은 한때 38개국 5만명에 달했으나 현재 20개국 1만1,400여명 정도로 줄었고 내년 중반에는 7,000여명 정도로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다국적군 철군은 자국 내 이라크전에 대한 반감이 높은 유럽 국가들이 주도했다.
1,300명을 파병했던 스페인은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사회당이 집권하자 2004년 모두 철수했고, 1,345명을 보냈던 네덜란드와 1,650명을 파병했던 우크라이나도 2005년 말까지 완전 철군했다. 2003년 3,200명을 파병했던 이탈리아는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병력을 보냈으나 지난해 말 모두 철수했다.
현재 1,000명 이상의 주둔군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5,000여명), 그루지야(2,000명), 호주(1,500명), 한국(1,200명) 뿐이다. 영국은 파병 당시 미국군(25만명)에 이어 가장 많은 4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했으나 이 때문에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후임인 브라운 총리가 적극적으로 철군을 지휘하고 있어 영국군은 내년 말까지 대부분 철수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그루지야도 내년 여름까지 300명 수준으로 주둔군을 줄일 예정이고, 호주도 연말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2008년까지 이라크 및 주변국 주둔병사 수를 1,500명으로 유지하겠다는 애초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때 2,500명까지 주둔했던 폴란드는 현재 900명 정도만 남아 있다. 이외에 루마니아(405명) 엘 살바도르(300명) 일본(해상자위대 200명) 아제르바이잔(250명) 불가리아(155명) 몽고(100명) 등은 아직도 100명 이상을 주둔시키고 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수십명 정도로 주둔군 규모를 축소했다.
덴마크는 8월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에 주둔하던 병력 460명을 철수시키고 소규모 헬기부대로 대체, 현재 55명이 남아 있고 알바니아도 이달 120명 중 70명을 남기고 철수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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