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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를 씻는 삼성반도체 기술의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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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를 씻는 삼성반도체 기술의 개가

입력
2007.10.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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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0나노 초미세 회로 기술을 이용한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력을 새삼 확인하는 쾌거다. 메모리 집적도가 해마다 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8년 연속 입증한 사실도 흥미롭다.

이 기술이 2009년부터 상용화하면 DVD급 화질의 영화 80편이나 MP3용 음악 3만 2,000곡을 담을 수 있는 128기가바이트(GB)의 메모리 카드 생산이 가능해 디지털 혁명에 가속도를 더하게 된다.

삼성은 20나노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차세대 공정기술(SaDPT) 개발에도 성공했다. 3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시장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이번 일은 '위기'라는 과장된 표현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일궈낸 개가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인해 9월 이후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3ㆍ4 분기에는 9,200억원으로 예년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2ㆍ4분기 삼성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3,300억원 수준에 그쳐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번 기술 개발이 그러한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내부적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반도체 시장에는 지금 '타도 삼성'의 구호가 거세다. 미국의 인텔이 유럽의 ST마이크론과 합작해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세를 확장하는 것은 선두기업인 삼성에게 무시 못할 위협이다.

플래시 분야 2위 기업인 일본 도시바 역시 최근 공장을 증설해 내년에는 삼성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공룡급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더욱 불을 뿜을 것이 뻔하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과 수시로 가격이 춤을 추는 예측 불허의 시장 여건 속에서 선두자리를 고수할 수 있는 비법은 경쟁자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기술력밖에 없다. 삼성이 오늘의 쾌거에 결코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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