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곤(53ㆍ구속)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부산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42ㆍ구속)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받은 1억원 중 6,000만원을 전군표(53) 국세청장에게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청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23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김씨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특수부(부장 김광준)는 최근 정씨가 받은 1억원의 용처를 규명하기 위해 정씨를 집중 추궁, 정씨로부터 “지난해 8월26일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뒤 국세청장 집무실에서 전 청장을 수 차례 만나 6,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돈을 전달한 시기와 방법, 액수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전 청장에 대한 조사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해 전 청장 소환 조사를 시사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 청장이 6,000만원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김태현 지검장은 “정씨가 일부 진술했으나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해 정씨 진술 사실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전 청장은 이날 두 차례에 걸친 보도해명 자료를 내고 정씨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 청장은 “오랜 구속수사로 궁박한 처지에 있는 정씨가 어떤 이유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모르지만 인사상 아무런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도,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또 “건설업자 김상진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관련 개별 세무조사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도 없으므로 김씨가 정씨를 통해 금품을 전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해 8월26일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정윤재(43ㆍ구속)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상진씨 등과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