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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연출 데뷔하는 신춘수 프로듀서/ "배우의 창의력 존중하는 연출가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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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연출 데뷔하는 신춘수 프로듀서/ "배우의 창의력 존중하는 연출가 돼야죠"

입력
2007.10.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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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깨알같이 대본 구석구석에 동선과 느낌을 기록했죠. 그랬다가 다 지워버렸어요. 어느 순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배우들의 길을 밝히는 연출자가 돼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결국 공연 예술의 최종 표현은 배우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니까요.”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등의 히트작을 내놓은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신춘수(40)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연출가로 데뷔한다. 11월 9일~2008년 3월 9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스펠링비> 의 연출을 맡은 것. 공연을 앞두고 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어휴, 어제도 새벽 3시에 잤어요. 걱정이 돼서 잠이 와야 말이죠.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도 있고, 주변 시선도 신경 쓰게 되고. 그래도 연출가에 도전한 일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영국의 카메론 매킨토시 같은 성공한 제작자를 꿈꾸는 신 대표는 연출 작업을 통해 프로듀서로서 연출가나 배우와 교감하는 법을 더 잘 이해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2005년 토니상 극본상 수상작으로, 짜임새 있는 캐릭터 간의 관계가 돋보여 고민할 것도 없이 선택한 <스펠링비> 를 연출가들이 어렵게 느끼는 것을 보고 직접 연출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스펠링비’라는 미국의 영어 철자 맞히기 대회가 배경이지만 중요한 것은 1등만 강요하는 세상에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라는 점이죠. 6명의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해 승패보다 중요한 사랑과 행복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렸거든요. 영어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닙니다.”

라이선스 뮤지컬 제작에 특기를 발휘해 온 그는 직접 연출을 맡은 것을 계기로 창작 뮤지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 동안 라이선스 뮤지컬만 고집해 온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단지 명분 때문에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똑 같은 돈을 관객에게 받았다면 라이선스 뮤지컬과 동등한 기쁨을 관객에게 돌려줘야지요. 그래서 제대로 만들려다 보니 계획했던 것보다 창작 작업이 많이 늦어지고 있어요. 2009년쯤에는 오디뮤지컬컴퍼니의 브랜드를 단 창작 뮤지컬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제대로 된 창작을 하겠다는 의지는 그를 다시 대학생으로 만들었다.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재작년 경원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지난해 회사 대표와 프로듀서 업무에 리포트, 시험까지 겹치면서 코피를 쏟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의 연출력에 대해 “연기자의 잠재 역량을 끌어내는 테크닉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한 신 대표는 “연출자로서 신인이니 만큼 많이 격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스펠링비> 이후 다시 뮤지컬 프로듀서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2008년엔 <마이 페어 레이디> 를 2009년엔 <드림걸즈> 를 선보일 예정이다. 1588-5212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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