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41)씨의 한국 송환이 조기에 이뤄질지 여부는 이제 미 국무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한미간 범인인도협정 및 미 국내법에 따라 국무부가 김씨의 한국 송환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다. 국무부는 이미 내려진 법원의 송환 승인 결정과 관련된 기록을 검토, 향후 두 달(12월말) 이내에 김씨의 송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김씨 송환의 최종 승인 전망에 대해 21일“아직은 그렇게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김씨의 송환이 한국 대선 정국에 미칠 영향 등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뿐만 아니라 법원의 승인 결정을 넘겨받은 미 법무부가 관련 기록을 국무부에 전달하는 데에도 통상 1,2주가 걸리기 때문에 아직은 국무부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김씨가 11월말께 한국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법원 등에 표시했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에 실제 한국행이 이뤄질지는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 사안과 관련된 워싱턴 소식통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법적으론 송환을 불허할 수도 있지만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김씨의 한국 송환을 최종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소식통은 “미측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다른 사안과 동일하게 다루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최종 승인 시기에 대해서도 특별한 고려를 하지 않고 일반적인 절차에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무부의 최종 승인은 앞으로 한달 이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미측으로부터 김씨의 신병을 넘겨받아야 하는 한국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일 경우, 김씨의 송환은 늦어도 12월초에는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측이 또다시 김씨의 송환을 늦추기 위한 이의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이미 법원이 김씨가 요청한 ‘인신보호 청원 항소 각하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이의신청이 또 다른 변수가 되기는 어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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