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충격적인 ‘블랙 먼데이’ 사태에도 불구, 대세 하락의 신호탄이 아닌 단기조정 즉 ‘숨고르기’쪽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다만, 조정기간에 대해서는 장ㆍ단기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의 원인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쇼크로 인한 미국 금융업체들의 실적부진 ▦고유가 ▦세계 증시의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 양상에 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이후 세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단기 급등하는 상황에서 미국 금융 기업들의 실적부진과 고유가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런 요인들은 이미 예견된 변수들이기 때문에 대세 상승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 압력이 상존하지만 중국 정부가 다양한 금융정책으로 선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다소 낮아졌지만 아직까지는 금리인하 카드가 있는데다 경기 침체 국면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증거도 없다”며 “OECD국가들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1980년대 이후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어디에서도 세계경제의 후퇴징조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조정이 “내부 환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에서 외풍으로 잠시 흔들리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조정의 요인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와는 달리 복합적인 만큼 회복에도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종현 센터장은 “이달 말 미국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 조정도 끝날 공산이 크다”며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동력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우리 증시도 1,900선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센터장도 “우리 기업들의 내년 예상 수익이 두자리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조치가 이뤄지고 유가가 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11월 중순 이후에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도 물가상승 부담 때문에 쉽사리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 힘들고 중국도 불안한 금융시스템으로 인해 큰 충격을 겪을 개연성이 있다.
연말까지는 2,000선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FOMC의 추가 금리인하는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조치라서 한 순간의 이벤트로 끝날 수도 있다”며 “기존 투자자들은 일부를 팔아서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한편 신규 투자 희망자들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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