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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서해안 벨트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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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서해안 벨트 시대 열렸다

입력
2007.10.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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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의 중심지 전북 군산 거리에는 요즘 '사랑해요 현대중공업', '환영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건설'이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현대중공업의 군산 공장 착공식을 기념해 주민들이 내건 환영의 표시다.

중공업,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중심축이 서해안 벨트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이는 이들 중공업 산업이 최근 수년간 장기 호황으로 자본 여력이 생기게 된데다 거제 창원 울산 등의 기존 중심지역의 공장 용지가 소진돼 새 생산 기지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까다로운 수도권 규제를 피하면서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중국과 지척인 항만을 끼고 있는 지리적인 여건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해안 중에서도 최근 가장 부상하고 있는 곳은 군산이다. 현대중공업까지 가세하면서 군산지역 기업 투자는 최근 2년 사이 4조원 대로 급증했다.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2006년 군산지역에 투자협약을 맺은 회사는 108개사로 투자 예상액만 1조8,000억원대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104개 기업 2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및 증설 투자가 확정돼 4조3648억원 대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내년 5월까지 군장국가산업단지에 3,000억원을 투입해 우선 대형 선박블록 공장을 조성한 뒤 연차적으로 선박기자재, 신재생에너지, 중장비 등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계열의 두산인프라코어도 군산에 건설중장비 신공장을 짓는다. 군산산업단지 내 61만㎡(18만평)의 부지에 2008년까지 1,146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4,000대 규모의 대형 굴삭기와 휠로더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양제철화학(8,000억원), SLS조선(5,200억원), 세아베스틸(4,000억원), 한화건설(2,500억원) 등도 군산 산업단지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충남 당진도 서해안 산업벨트의 핵심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하면서 국내 최대의 쌀 생산지로 알려졌던 당진은 이제 전국 최대의 산업도시로의 변모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1년까지 5조2,400억원을 투자해 연산 8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 2기 등 일관 제철소를 건립한다. 2015년 2단계 사업(2조2,600억원 규모)이 완료되면 이곳은 연산 1,200만톤 규모의 거대 제철소로 우뚝 서게 된다.

수도권인 평택도 서해안 벨트의 한 축이다. 쌍용자동차는 2011년 33만대 생산체제 확보를 위한 평택공장의 토목공사를 11월초 착수, 체어맨보다 더 고급차인 신 모델을 이곳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해안은 그 동안 낙후돼 있었지만 이제 기회의 땅으로 바뀌었다"며 "많은 기업들이 서해안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설립하기 위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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