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이 미국 법원에 BBK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에 대한 송환연기 신청을 낸 것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 여권은 22일 이 후보측 미국 현지 변호사가 미 연방지방법원에 김씨의 증인신문을 위한 송환연기(motion for stay)를 다시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 후보가 김 씨의 귀국을 막기 위해 교묘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사소송상 정당한 절차로 송환시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 시기에 귀국 움직임을 보이는 김씨의 배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신당 오충일 대표는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후보가 국내에서는 당당한 척 말하면서 뒤로는 김씨의 귀국을 방해하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은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신당은 이 후보측 변호사가 이 달 초에도 송환연기신청을 했다가 기각된 사실을 들어 “이 후보측이 집요하게 김씨 귀국을 저지하는 것은 그 동안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의원들은 국회 본관 앞에서 ‘이명박 후보 주가조작 의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 은진수 변호사는 이날 “미국 변호사들의 신청은 김씨가 한국에 송환되기 전에 진행 중인 민사소송 증인신문을 마치려는 정당한 절차”라며 “증인신문이 송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미국과 한국의 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고, 어떤 절차에 의해 (귀국이) 늦어지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측은 21일 밤 미국 현지 변호사에게 김씨 송환에 관련된 법적 행위의 취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