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20조원 규모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뛰어들면서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건설 계열사가 없는 LG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다. 2004년 GS그룹과의 분가 과정에서 '자이' 브랜드의 LG건설(현 GS건설)을 내준 LG가 용산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건설업에 재진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LG는 "용산 랜드마크를 매입해 임대사업을 할 계획이며, 건설업 진출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LG가 쌍용건설 등 매각 대상 건설사 입찰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수없이 나왔다"면서 "LG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더욱이 최근 LG는 분가 당시 GS그룹과 맺은 '상대 사업 영역을 침범하는 신규사업에는 진출하지 않는다'라는 신사협정 대해 "선언적 의미일 뿐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사협정의 한 당사자였던 LIG그룹은 올해 건영을 인수해 건설업에 뛰어들었고, LG도 계열사인 서브원을 통해 빌딩 관리와 골프장 사업을 해왔다.
가장 먼저 용산 프로젝트에 뛰어든 삼성의 '총력전'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용산 개발을 위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을 제외한 7대 건설사와 '메머드급 컨소시엄'을 구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전사적으로 용산 개발에 매달리는 표면적 이유는 시공능력 1위 달성이지만, 이건희 회장의 본가가 용산구에 있는 것도 무시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룹 회장이 살고 있는 '안방'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이라는 상징성 탓에 삼성물산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용산 개발의 수익성을 감안해 뛰어든 것일 뿐, 이 회장의 집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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