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초상인물 선정을 위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자가 확정됐다. 최종 인물 한자리는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백범 김 구 선생에게 돌아가는 것이 유력한 상황. 나머지 1장의 티켓을 놓고 다른 3명의 후보가 막판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발행 예정인 10만원 및 5만원 고액권 초상 인물 후보 10명 중 김 구, 신사임당, 장영실, 안창호 등 4명이 후보로 압축했으며, 이 중 2명을 최종 선정해 이 달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와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항일독립을 대표하는 김 구 선생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이미 한 자리를 최종 낙점받은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나머지 1명. 여성계를 대표하는 신사임당, 과학계의 상징인물인 장영실, 그리고 또 다른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안창호의 경우 김 구와 마찬가지로 독립운동가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낙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
여성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신사임당과 경합했던 유관순이 동일시대의 독립운동가라는 이유로 결국 고배를 마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신사임당과 장영실의 대결로 압축된 양상이다.
여론의 지지도로만 본다면 신사임당이 장영실보다 다소 앞서 있는 상황. 하지만 ▦가부장적 전통에 치중한 현모양처형 여성상이라는 점 ▦사임당이라는 이름이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인 태임(太任)을 본받는다는 의미에서 지은 당호라는 점 ▦ 이미 5,000원권 초상인물로 아들인 율곡 이 이가 채택돼 있다는 점 등이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반면 장영실은 뚜렷한 흠짐 없이 이공계와 과학계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단일 후보라는 것이 강점이다. 이공계와 과학계는 2004년부터 '새 지폐에 우리 과학자 얼굴 모시기 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일찌감치 '장영실 모시기'에 나서 왔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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