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와 2호가 옷을 바꿔 입었다. 손익 계산서를 안 따져볼 수가 없다. 좀더 지켜봐야 승패는 판가름 나겠지만 현재로서는 ‘윈-윈’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구단들도 “데려오길 잘했다”며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산소’ 이상민(35ㆍ서울 삼성)과 ‘국보급 센터’ 서장훈(33ㆍ전주 KCC)이 지난 주말 2경씩을 치렀다. 이상민은 21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11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9일 부산 KTF전에서는 7점 4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올렸다. 팀이 2연패한 탓에 빛은 바랬지만 삼성맨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서장훈도 19일 원주 동부전에서는 단 2점에 그쳤지만 21일 안양 KT&G와의 경기에서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이날 서장훈은 18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시즌 첫 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팀내 최다인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만큼 서장훈은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 플레이에 치중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서장훈이 기량면에서 팀에 도움을 줬다면 이상민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큰 보탬이 되는 선수”라며 “상민이가 온 뒤로 공수 조율이 무척 매끄러워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KCC 허재 감독도 서장훈만 보면 흐뭇하다. 허 감독은 “(서)장훈이는 워낙 노련한 선수니까 점차 기량이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 KCC에서 자신의 농구인생을 걸겠다는 자세가 마음에 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선수 본인, 구단, 감독은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를 내리지만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모른다. 이상민과 서장훈 모두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30대 중반을 넘기는 만큼 6라운드까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부상 경험이 많은 이상민의 경우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Xports 김유택 해설위원은 “두 팀 모두 서로 아쉬운 부분을 채웠다는 점에서는 일단 ‘윈-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장훈은 ‘해결사, 이상민은 ‘리더’라는 관점에서 보면 KCC가 조금 유리한 것 같다. 둘 다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체력이 변수인데 벤치의 조절과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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