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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후보' 문국현/ "차차 내 강점과 이명박·정동영 약점 대비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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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후보' 문국현/ "차차 내 강점과 이명박·정동영 약점 대비될 것"

입력
2007.10.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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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18일자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7.7%로 범 여권 대선주자 중 2위까지 올랐다.

"국민이 새 정치, 사람 중심의 진짜경제,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하고 깨끗한 번영을 열망하기 때문이다. 선행 지표인 오피니언 리더 그룹 조사에서는 14%까지 나온다. 인지도 50%가 안 되는데 다른 후보처럼 인지도가 97~98%가 되면 지지도는 2~3배가 될 것이다."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하지 않은가.

"처음 출마할 때 목표는 10월 말까지 7%를 얻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그 목표를 넘어섰다. 이 달 말까지 10~15%를 얻고 11월4일 창조한국당이 창당 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앞설 것이다. 나는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경제인이었고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도 주도했다. 인지도가 1%도 안됐는데 출마 선언 후 두 달도 안돼 지지율이 여기까지 왔다. 기존 후보들의 약점과 나의 강점을 대비하면 60%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시간은 충분하고 국민의 선택은 마지막 3일 사이에 이뤄질 것이다."

-범 여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구상은.

"기존 정치인들이 민심과 상관 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게 단일화다. 국민은 국내외에서 활동하던 (나 같은) 사람을 국민 후보로 불러들였다. (신당이) 신자유주의 폐해, 정치와 행정 실패를 인정하며 자기 부정을 하고 국민 앞에 사과를 한다면 미래를 위한 논의에 합류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부담이 있다. "

-신당이 사과를 하지 않으면 단일화를 할 수 없다는 뜻인가.

"결국 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당엔 정동영 후보) 한 사람만 남고 모두 흩어질 것이다."

-범 여권의 입장에선 한나라당 집권을 막기 위해 무조건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의원직을 박탈 당할 정도로 불법 비리가 많았고 정경유착 부패의 상징이다. (이 후보가 당선되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힘은 합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바로잡자고 잘못된 과거를 무조건 받아들이면 안 된다."

-만약 내달까지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단일후보를 양보할 용의가 있나.

"국민이 선택할 것이다. 그 분은 신당 의원 141명의 힘을 이용했지만 지지율이 16, 17%에 불과하다. 앞으로 2~3주, 늦어도 11월 중순에 가면 상황은 완전 역전될 것이다."

-신당 의원들의 지지 움직임은 있나.

"그렇다. 하지만 집단에서 조금만 떨어져 나가려 하면 왕따시키는 사회이기 때문에 조금 꺼리고 있다."

-단일화 결정 방식은 여론조사로 생각하고 있나.

"우선 가치와 비전 중심으로 가야겠지만 가치와 비전을 나타내는 지표가 그런 조사 아닌가."

-정동영 후보가 단일 후보가 돼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인가.

"지지율 선행지표에서 이미 역전됐다. 거꾸로 물이 돌아갈 리 없다. 국민은 경제 대 경제 구도를 원한다. 물 마시고 싶은 사람 보고 고량주 먹으라고 하면 안 된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고 우리 사회 엘리트들이 그 정도까지 국민의 민심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출신지가 서울이어서 지역기반이 약한데.

"(친가 처가) 양가 모두 서울 경기 강원도에만 연고가 있다. 다른 데 연고가 없는 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지만 21세기에는 연고주의와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 수도권에서 태어나 지역적으로 무색무취한 것이 통합이나, 세계와 연결하는 데 강점이 있다."

-출마 4개월 만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국민의 검증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검증시스템을 유린한 게 이명박 후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검증시스템을 없애야 한다. 땅 투기에 영혼을 팔고, 자녀를 특수학교 보내 공교육을 방치했고, 처남과 형제는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얻고 비리에 연루됐고, 본인은 부자가 됐지만 현대건설은 부도가 났고 그 다음에 만든 회사도 1년이 안돼 부도가 났다. 그런 사람이 속이고 있는데 대다수 국민은 사실을 잘 모른다. 그런 사람을 검증에서 걸러내지 않으면서 무슨 검증인가. 물론 내가 일했던 유한은 세무조사를 해도 깨끗한 능력 있는 회사다."

-창조한국당 창당을 준비 중인데 혹시 대선 보다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대선에서 이길 걸 확신하지만 내년 총선도 중요하다. 총선에서 승리, 입법부를 강화해 국가정책과의 결합 정도를 높여야 한다. 기존의 좋은 정치인이 50% 이상 합류하고 기업인 학자 문화예술인 등이 합류하기 위해서는 창조한국당이 필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초기에 기대를 많이 했다. 서민적이었고 부당한 권위주의와 싸우는 모습 때문에 좋게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부당한 권위주의는 없앴지만 너무 없애 국가의 권위가 도전 받는 상황까지 간 것은 잘못이다. 국민과의 소통도 가장 잘할 사람으로 알았는데 뒤엉키기 시작하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어떤 때는 가치관이 뒤바뀌면서 사람들을 실망 시킨 게 많았다."

-정책도 실패했다고 보나.

"공도 많다. 권력기관을 해체했다. 미사일 쏘고 핵 개발이 이뤄지는 가운데 남북 평화체제를 유지, 강화하고 남북정상회담 이끌어냈다. 한미 FTA에서 무비자도 받아내고 있다. 그러나 본인 뜻과는 달리 경제사회 양극화가 심해졌다. 나는 장관직을 몇 번 제안 받고 거절한 사람으로서 도와준 게 하나도 없으면서 비판만 할 수는 없다."

-노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부시 대통령도 그렇고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랬듯이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국정 책임자로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공개 비판하는 데 대해선.

"이명박씨는 국민들 앞에서는 BBK와 관련된 김경준씨에게 빨리 돌아와서 증언을 하라고 해놓고 자기 변호인 통해서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그런 사람이 후계자가 된다는 것을 걱정스러워 하는 것이라 본다. 자기보다 후계자는 나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는 것 아닐까."

-문 전 사장이 내세운'사람중심 진짜경제'는 참여정부에서도 많이 들어본 개념이다.

"그 사람들은 대기업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 대기업은 100만명을 해고했다. 일자리 93%가 중소기업에 있는데 중소기업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소득을 30, 40% 줄게 만들었다. 내가 하려는 것과 반대다. 중소기업 육성 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대기업이 근사해 보인다며 대기업의 포로가 된 게 실패의 원인이다. 국가 경쟁력을 3배 이상 올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영역 밖에 남은 게 없다. 독일 일본처럼 세계 최강의 중소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잘 되면 대기업도 잘 돼 상생의 길로 나갈 것이다."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성장론에 대한 공감인데 깨뜨릴 복안이 있나.

"이 후보가 성장율 7%를 약속했는데 부동산 건설로만 1%를 올린다고 했다. 그런데 건설에만 200조원을 쓴다면 부동산 거품, 집세 이자율 상승을 불러올 것이다. 돈도 재벌 쪽으로만 몰릴 것이다. 건설업은 정규직 고용도 일반 제조업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런 경제가 오래 갈 수 없다. 사람 중심 경제로 가서 자원을 중소기업 쪽으로 돌리면 생산성을 2~3배 올릴 수 있다. 잠재성장율 4, 5%에 중소기업을 세계 수준으로 하면 2%, 외국 투자 효과로 추가 성장 1%가 가능하다. 환경 파괴를 하지 않으면서 질 좋은 성장을 한다는 점에서 이 후보와 구분된다."

정리=정상원 기자 ornot@hk.co.kr인터뷰=유성식 정치부장

■ 문국현, 단일화 문제 확답 피해… 경제는 자세한 설명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언론이 나를 너무 알아주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정치인 문국현을 제대로 인터뷰하는 것도 한국일보가 처음"이라고도 했다. 정치를 시작한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 대선주자'를 얼마나 더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언뜻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인터뷰에 관한 한 그는 초보가 아니었다.

그는 19일 여의도 세실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범 여권 후보단일화와 같은 민감한 현안을 질문하면 핵심을 살짝 비켜갔고, 전공인 경제문제가 나오자 수치를 곁들인 자세한 설명으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여러 번 질문했다. 그 때마다 그는 "앞으로 2~3주 안에 지지율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만 할 뿐 가타부타 답을 하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돕겠느냐"는 질문에도 "국민은 경제 대 경제 구도를 원한다. 물 마시고 싶은 사람에게 고량주 마시라고 하면 되느냐"고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신당의 국정실패 사과와 자기 부정을 단일화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자기 중심의 단일화 외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문 전 사장은 내달 초를 자신이 치고 나갈 시점으로 제시했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으면 가치관과 비전에 따라 신당에 분화가 일어나고 내달 10일까지는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이 합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틈만 나면 이명박 후보를 실패한 경제인, 부패하고 말실수 잘하는 사람으로 몰아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역시 "이명박과 맞설 범 여권의 대표주자는 나"라는 우회적 메시지였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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