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테마파크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근 수도권에 들어설 글로벌 테마파크 후보가 유니버설스튜디오 파크앤리조트(UPR)와 MGM 스튜디오 시티(MSC)로 좁혀지면서 양사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수도권 배후인구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165만㎡(약 50만평)급 이상의 대형 테마파크는 단 하나만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즉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이들이 추진하는 테마파크는 기본적으로 당일용인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달리, 미국 디즈니랜드처럼 하루이틀 숙박하면서 즐기는 체류형 테마파크이다.
그러나 수도권에 이 정도의 부지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 애초에 디즈니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부터 과천 서울랜드 부지에 디즈니랜드를 세우려고 수년간 추진해왔으나 최근에는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 틈을 타 세계적 영화사인 MGM 스튜디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수도권 입성경쟁에 뛰어들었다.
원래 영화의 도시 부산에 테마파크를 건립하려고 했던 MGM은 부산시와의 논의가 결렬되자 최근 수도권으로 눈을 돌렸다. 대상도시는 1997년 매립한 서해안 갯벌 중 410만㎡(123만9,000평)를 국제관광복합단지로 최근 개발키로 한 시흥시.
MGM스튜디오측은 지난 6월 시흥시와 7억 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MGM스튜디오시티 설립단계를 밟고 있다. 제3의 지역을 물색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MGM측은 올해 안에 설립부지를 발표하고 늦어도 2011년 초에는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MGM스튜디오의 한국사업자인 MSC코리아 측은 인기 온라인게임 '서든어택'을 제작한 게임하이㈜, MBC드라마 '태왕사신기'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한 몹스튜디오㈜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 테마파크 건립 시 IT나 한류와 관련한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역시 "늦어도 12월까지는 부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버설스튜디오 한국사업자인 유스코 관계자는 "한국은 소득, 인구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 증가 등 테마파크 개발의 필수 요소를 갖춘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2008년 말까지 부지 선정과 정부 승인 등 제반 절차를 거친 뒤 2012년까지 완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후보지로는 안산시 시화호 일대와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영종도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유스코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인 부산 등과도 여전히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니버설과 MGM 간에는 날선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유니버설 측은 "MGM은 미국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MGM스튜디오 외에는 아직 독립적으로 테마파크를 세우고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MGM측은 "미국이나 일본이나 비슷비슷한 유니버설과는 달리 한국만의 차별적인 테마파크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MGM은 아직 성공적인 참조사례가 없다는 점이 약점인 반면 유니버설은 한국 인근(일본 싱가포르 등)에 똑같은 테마파크가 있거나 생길 예정이어서 해외관광객 흡입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안에 부지를 선정 발표하겠다는 이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경기도 투자진흥과 김명선 과장은 "해외 테마파크들은 금전적인 위험부담 없이 로열티를 보장 받기 위해 지자체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안에 부지를 확정한다는 건 녹록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 역시 "해외 테마파크들이 바라는 규제완화는 에버랜드 등 국내 테마파크와의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사례에서 보듯 제도조정만 앞으로 2~3년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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