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은 재계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기업의 성장과 업계 발전을 위해 세계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마치고, 에너지와 이동통신을 앞세운 '에너지 로드'와 '글로벌 정보기술(IT)벨트'로 글로벌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임원 워크숍에서 "국내 기업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마라. 국내 기업은 경쟁이 아닌 협력 상대다. 경쟁 상대는 해외에 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실제 SK그룹은 올해 초 글로벌 경영 전략에 맞춰 조직을 개편했다.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해외법인 SK인터내셔널(SKI)을 신설하고, 15일엔 싱가포르에서 비전 선포식도 가졌다. SKI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미국 휴스턴, 영국 런던, 페루 리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 거점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해외 시장 공략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자원 개발 새 루트
SK그룹은 해외 에너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원 빈국인 만큼, 장기적인 국가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해외 자원 개발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남미, 중국, 호주 등을 잇는 자원 개발 루트는 SK그룹의 '에너지 로드'가 되고 있다.
우선 SK에너지를 앞세워 '무자원 산유국'을 향한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SK에너지는 전세계 14개국 26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초 지분 17.6%를 보유한 페루 56광구에서 7,000만 배럴의 가스매장량을 추가 확보,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기존 4억4,000만 배럴에서 5억1,000만 배럴로 증가했다.
또 해외 자원 개발에 본격 나선지 25년 만에 원유 매장량 기준 5억 배럴을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하루 220만 배럴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약 250일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SK그룹은 '자원 독립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외의 유연탄, 구리, 금 등 자원 영토 확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광물자원 개발의 첨병은 SK네트웍스이다.
SK네트웍스는 중국, 호주에 보유한 광산을 통해 연간 유연탄 180만톤, 구리 4만5,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코오롱과 함께 참여한 호주 와이옹 광산에서 연간 450만톤의 유연탄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중국 아연 탐사사업에 지분을 투자했고, 최근엔 대한광업진흥공사, 한국전력, 한화무역과 컨소시엄을 꾸려 캔알래스카사가 보유한 캐나다의 크리이스트 우라늄 탐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IT벨트
IT분야에선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2003년 7월부터 베트남에서 'S-폰'이라는 이름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올해 S-폰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2005년에는 '힐리오'라는 이름으로 미국 이동통신시장에도 진출했다. 미국 3대 인터넷서비스업체 어스링크와 합작으로 SK어스링크사를 설립, 앞선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미국의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2,700개였던 힐리오 지점을 올해 6,000개로 확대하고, 체험형 매장인 힐리오 스토어도 뉴욕을 포함해 총 8개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중국도 이동통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차이나유니콤과 사업협력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8월에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차이나유니콤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중국 현지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호기를 잡은 셈이다.
또 SK커뮤니케이션즈는 18일부터 독일에서 싸이월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만간 싸이월드의 다국어 버전을 개발, 중국, 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에 이어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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