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요즘 밤낮이 없다. 15일 후보로 선출되자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김대중 전 대통령, 손학규 전 경기지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만난 데 이어 21일엔 이해찬 전 총리와 만찬을 했다. 범 여권의 중심 기반인 전ㆍ현직 대통령의 지원과 함께 경선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경쟁자들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정 후보측은 “대선이 60여일 남은 상황에서 조속히 내부 결속을 이뤄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결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적극적 행보”라며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으로부터 확실한 협조를 다짐 받았고, 서울대 문리대 동기인 이 전 총리와는 서울대 문리대 시절 단골이었던 대학로의 중국집‘진하춘’에서 회동, 금간 우정을 회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지확보가 아직은 완전치 못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선을 위해 관계복원과 지원이 필수적인 노 대통령이 정 후보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고, 당내 친노 세력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전 대통령이 정 후보를 범 여권의 대표주자로 확실한 도장을 찍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정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의 박지원 비서실장을 대선기획단 고문으로 위촉하려다 무산된 게 한 예라는 것이다.
여기에 적지 않은 당내 의원들도 흔쾌한 지지가 아닌 유보적 태도를 보인고 있다. 경선 후 정 후보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범 여권 장외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지지도가 상승추세를 보임에 따라 단일후보 향배를 확신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일종의 눈치보기인 셈이다.
정 후보측은 이에 대해 “정 후보가 대선 선대위를 예정(11월 초)보다 빨리 발족시키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라”며 “당 안팎의 협력 확보는 거의 끝난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노 대통령과의 관계도 드러난 것보다 훨씬 좋다는 게 정 후보측 설명이다. 한 측근은 “청와대와 노 대통령이 추진해온 정책 승계문제를 조율 중”이라며 “정 후보의 진정성이 당내 인사들에게 전달되고 지지율이 20%이상 올라가면 주변의 갖가지 걱정과 추측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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