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떠맡는 남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남편으로부터 "잘 다녀오세요!"라는 출근 인사를 받는 아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나 가사 활동을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비경제활동인구) 남자는 모두 15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육아는 5,000명, 가사는 14만6,000명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고소득 전문직 여성이 늘고 "아내가 돈을 많이 번다면 기꺼이 집에 눌러 앉겠다"는 개방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비경제활동인구를 분류하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인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경우를'육아'로, 초등학교 이상인 자녀를 돌보면서 가정에서 가사를 돌본다고 답한 사람을'가사'로 분류하고 있다.
살림하는 남자 15만1,000명은 2003년(10만6,000명)보다 42.5%나 급증한 것이다. 이어 2004년 13만5,000명, 2005년 12만1,000명으로 다소 진폭은 있지만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전문직 여성의 증가로 남성에 비해 높은 수입을 올리는 여성이 과거에 비해 많아진데다,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부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성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000년 남성의 64.8%에서 2005년 66.2%로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아내가 돈을 많이 번다면 기꺼이 집에 눌러 앉겠다"는 남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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