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청약가점제 등 청약제도가 실시되면서 기존 분양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싼 값에 아파트는 공급 받는 대신 최대 10년까지 전매제한에 걸리는 분양가 상한제와 부양가족과 무주택 기간에 따라 당첨자를 가리는 청약가점제 적용으로 실수요자들은 이제 청약에서도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어느 유망단지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지, 전매제한은 있는지 없는지, 내점수로 어떤 집을 살 수 있는지 등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다른 청약계획을 짜야한다.
올해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은 우선 청약가점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점수를 환산한 뒤 어느 단지에 청약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청약가점제의 핵심 내용과 올해 유망물량 단지, 예상 당첨 커트라인 등을 알아봤다.
청약가점제는
기존 청약제도는 주택 소유자도 청약 예ㆍ부금 1순위만 되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35점)과 부양가족 수(32점), 그리고 청약통장가입 기간(17점)에 따라 점수를 매겨 당첨자를 결정한다. 무주택기간은 1년 미만 2점을 시작으로 매년 2점씩, 부양가족은 한명 당 5점이 추가 된다. 통장가입 기간은 6개월 미만 1점, 6개월~1년 미만 2점을 시작으로 매년 1점씩 더해진다. 무주택기간 산정 기준은 만 30세 이상이나 혼인 신고일이며, 부양가족도 아내와 만 20세 이하 자식을 제외한 나머지는 최소 3년간 가구주의 주민등록등본에 등재돼 있어야 한다. 또 모든 주택을 가점제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용면적 80㎡(25.7평 ) 이하는 75%가 가점제 적용을 받고, 그 이상의 중대형은 가점제와 추첨제를 각각 50%씩 적용한다. 단 공공택지지구의 85㎡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청약저축통장은 기존과 같이 납입액수와 횟수에 따라 당첨이 결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내 점수에 맞는 유망지역 고르기
청약가점제 첫 적용 단지였던 인천 남동구 논현지구 '논현 힐스테이트'의 당첨자 가점 커트라인에 따르면 전용 면적별로 85㎡(25.7평) 이하가 최고 69점, 최저 44점이고, 전용 85㎡ 초과는 최고 74점, 최저 9점을 기록했다. 85㎡ 이하 중소형의 커트라인을 35점 내외일 것으로 본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나올 유망 단지인 은평뉴타운이나 마포구 상암동, 동대문구 용두동, 용인시 성복동, 흥덕지구 물량들은 평균치보다 높은 당첨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최고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은평뉴타운은 60점 이상의 고점자에게 당첨의 행운이 돌아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청약부금의 물량은 없으며 전용면적 85㎡ 이하는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가고, 그 이상의 중대형은 청약예금 600만원 이상 가입자만 청약이 가능하다. 이곳에는 태영과 현대산업개발이 1,163가구, 롯데건설과 삼환기업이 1,593가구, 대우건설과 SK건설이 1,283가구 등 60~215㎡(18~65평)형 4,514가구(임대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후분양이라 내년 상반기에 바로 입주할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커트라인은 최ㄱㅎ 70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 본래 전매제한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울시가 분양일정을 당초 10월말에서 12월로 늦출 경우 전매제한에 걸리게 된다.
경기 파주 운정지구도 당초 40점대 초반에서 최저 40점대 중반에서 50점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만큼 향후 발전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최대 10년까지 전매제한에 걸려 실수요자들이 망설일 경우 커트라인이 의외로 낮아질 수도 있다.
인천 3대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로 주목받는 청라지구도 35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국제금융의 거점 조성을 위한 주거단지를 비롯한 국제센터, 화훼단지, 골프장(27홀) 등 각종 레저시설을 건설해 국제적인 도시로 만들 계획이어서 관심이 뜨겁다. 2012년까지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독주택 등을 합쳐 모두 3만1,000가구가 건설되는데 올해 11월부터 총 9곳 5,018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지역 거주 우선공급물량이 30%로 줄어들어 서울, 수도권 청약가입자들의 당첨확률이 높아졌다.
판교신도시 후광효과와 분당선 연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용인 흥덕지구도 40점대 중반의 고점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용면적 85㎡ 중대형 평형의 경우는 채권입찰제가 실시되고 분양물량 중 절반을 추첨제로 가리기 때문에 가점이 적지만 자금을 충분히 준비한 수요자들이라면 통장을 아낄 필요가 없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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