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성 지음 / 인물과 사상사 발행ㆍ308쪽ㆍ1만2,000원
“한국 교회는 이 상태로 가면 앞으로 곧 장례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20년 후 60대 이상의 교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문제의 종합 선물 세트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한국 교회에 맹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다.
연세대 연합 신학 대학원 이상성 교수는 한국의 기독교는 이제 ‘상생의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국 교회는 겉보기에 건재하다. 오늘도 도심에서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표어를 붙인 차량이 질주하고, 인도에서는 가라오케에 맞춰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동시에, 21세기 한국에서 부재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기독교는 풍경의 하나이거나 ‘그들만의 리그’이기 십상이다.
김선일 살해 사건으로 웅변된 한국 교회의 팽창주의에 대해서 책은 “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는 동기가 정말 불순하다”고 지적한다. 책은 “교회에 대한 일반 사회의 공격을 차단하고 내부 교인들의 이목을 해외 선교로 집중시켜 충성을 다지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교회 지도자들에게 그 모든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 교회는 근본주의적 교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맹목적으로 절대화해, 신학의 발전과 교회의 발전 자체를 막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책이 문제 삼는 것은 성서의 글귀가 모두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됐다는 ‘축자영감설’의 근본주의 신앙. 19세기 미국에서 태동한 신학이다. 나아가 천당과 지옥 교리 때문에 기독교는 지독히 이기적인 종교라는 눈총을 받는다는 것이다.
일부 대형 교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바탕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득세하고, 그들이 낸 십일조는 웅장한 교회당으로 이어졌다는 현실도 비껴 가지 않는다.
저자는 “이제 교회는 죽어서 가는 천당보다, 예수가 그렇게도 간절히 원했던 ‘이 땅의 하늘 나라’를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며 “최근 일부의 언동 때문에 반통일ㆍ반화해의 이미지로 치닫고 있는 한국 교회는 이제라도 과대망상을 버리고, 남북 통일을 위해 있는 힘을 다 바쳐야 할 것”이라고 요청한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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