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치아는 ‘5복(福)의 하나’로 여겨왔다. 때문에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치아를 가지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한 치아를 노년기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이에 따라 점검해야 할 항목이 다르다. 따라서 나이대별 치아관리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 영ㆍ유아기- 유치가 평생 치아 좌우
치아는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해 만 3세가 되면 20개의 유치(젖니)가 모두 나온다. 이 때부터 치아를 관리하지 않으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영구치보다 석회화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세 이전에는 부모의 올바른 수유 습관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이나 밤에 젖을 먹이면 충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수유 대신 보리차나 생수만 물려 재우는 게 좋다. 앞니만 났을 때에는 거즈나 유아용 고무 칫솔로 입안을 가볍게 닦아주면 된다.
2~3세부터 치약을 사용한다. 아이의 유치가 나는 이 시기에 먼저 마른 거즈로 치아를 닦아 치아를 덮고 있는 막을 제거한 뒤 치약을 묻혀 닦아낸다. 나중에 치약이 남지 않도록 입 속을 잘 헹궈준다.
4~5세에 아이가 스스로 양치질을 하게끔 한다. 이때의 칫솔질 습관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식후와 자기 전에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들이게 한다. 아이가 칫솔질을 끝낸 다음에는 반드시 잘 닦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때 칫솔은 작은 치아의 틈까지 닦을 수 있도록 어린이 전용 칫솔을 쓴다. 치약도 불소 함량이 높은 어린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게 좋다.
아이 간식도 끈끈한 캐러멜, 사탕 등은 치아 표면에 붙어 충치를 유발하므로 삼간다. 음료수도 탄산음료나 요구르트보다는 우유나 물을 주는 게 충치 예방에 좋다.
■ 아동ㆍ청소년기 - 가지런한 영구치 각별히 신경 써야
아동ㆍ청소년기는 영구치가 자리잡는 중요한 시기다. 영구치는 7세 무렵 나기 시작한다. 잘못 관리하면 치아가 비뚤어지게 된다.
영구치가 모두 나오기까지 3년 걸리는데 이때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젖니가 충치이면 새로 나오는 영구치도 충치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어금니가 충치로 나면 심각해진다.
음식물을 씹는 일의 70~80%가 어금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젖니가 충치로 손상되면 치열 전체의 맞물림이 어긋나서 주걱턱이 되거나 얼굴 좌우대칭이 달라진다. 따라서 7~10세까지는 1년에 2~3차례 치과에서 치아상태를 살피는 게 좋다.
또한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입안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 학교에서도 점심식사 후 반드시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확실하게 충치를 예방하려면 치과에서 치아표면에 불소를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 치아의 홈을 메우는 실란트도 도움이 된다.
치아교정은 8~12세에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16세까지도 교정 효과가 좋은 편이다.
■ 성년ㆍ중년기- 술ㆍ담배 삼가고 정기 검진해야
성년ㆍ중년기는 가장 왕성한 활동하기 때문에 치아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다. 남성은 잦은 흡연과 음주, 외상 등으로 치아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임신ㆍ출산 때나 유색음료ㆍ음식물을 너무 많이 섭취해 문제가 생기기 쉽다.
먼저 이 시기 치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술ㆍ담배다. 알코올은 혈압을 올려 잇몸 출혈을 부추기고 각종 치과질환을 일으킨다. 안주도 문제인데 특히 오징어, 어포, 견과류 등의 마른안주는 딱딱하고 질겨 씹으면서 치아 마모가 심해질 수 있다.
담배의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등은 잇몸을 건조하게 만들며 입 속 세균 증식이 왕성하게 해 충치를 일으킨다. 또한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치아 바깥에 붙으면 치아가 누렇게 되고,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치석으로 변하면 입 냄새도 나고 치주질환을 일으킨다. 술ㆍ담배를 한 뒤 가급적 곧바로 물로 입 속을 헹구는 것이 좋다.
여성은 임신ㆍ출산시 치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입덧은 많은 양의 위산을 분비시켜 산도가 높아져 치아가 손상될 수 있다. 또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이 늘어 치태나 치석이 조금만 껴도 잇몸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밖에 성년ㆍ중년층의 과도한 스트레스도 치아와 잇몸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성년ㆍ중년층 치아관리는 노년기 치아건강을 좌우하므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별 증상이 없어도 개인 구강상태에 따라 1~2년에 한번 정도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치석제거술)을 받는다. 특히 보철물을 장착했다면 6개월에 한 번 정도로 검진 받는 게 좋다.
■ 장년ㆍ노년기 - 치아상실 방치하면 건강도 나빠져
장년ㆍ노년기에 접어들면 입 속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먼저 오랫동안 씹는 행위로 인해 치아 겉 부분이 닳거나 깨지기 쉽다. 음식물찌꺼기, 흡연 등으로 기존에 생겼던 충치의 뿌리가 군데군데 썩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치아와 잇몸 사이에 쌓인 세균 덩어리가 염증을 일으켜 치주염을 유발한다. 이 때 침샘 노화로 인한 구강건조는 입 속 세균 번식을 도와 치주염의 악화를 부추긴다. 치주염은 치아와 잇몸을 잇는 부위의 뼈가 염증에 의해 파괴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치주염이 심하면 치아 전체에서 고름이 나오고 치아가 박혀있는 잇몸 뼈가 녹아내려 치아를 흔들리게 한다. 이런 치주염은 노년기 치아상실의 가장 큰 원인. 하지만 이렇게 치아가 빠진 채로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미관상 좋지 않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해 전신 건강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
씹는 행위가 줄면, 뇌세포 활동이 느려져 치매를 악화, 유발한다고 한다. 따라서 치아가 빠졌다면 인공치아로 대체해 치아와 인체 건강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틀니와 임플란트다. 틀니는 노인이 가장 많이 하는 인공치아술. 자연치가 남아있다면 ‘부분틀니’로, 남아있지 않다면 ‘완전틀니’로 대체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술기간도 짧은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씹는 힘이 자연치아의 20~30%로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특수금속(티타늄) 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이다. 씹는 힘과 모양새가 자연 치아에 버금갈 정도로 좋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소아치과 박기태 교수, 연세대 치과대병원 이제호 김태성 요요치과 원장>도움말=삼성서울병원>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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