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의 ‘메카’로 자리잡은 전주는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팀이다. 홈코트 뿐 아니라 원정경기 때도 해당 구단의 평균관중을 넘어서는 농구팬들을 끌어 모아 ‘전국구’ 인기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는 이상민(서울 삼성) 조성원(천안 국민은행 코치) 추승균(KCC)으로 이어지는 ‘토종 트리오’의 파워 덕분이었다.
그랬던 KCC가 19일 홈 개막전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다. 지난해 조성원의 은퇴에 이어 올시즌에는 이상민의 이적 공백으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기 때문. 이상민이 자유계약선수(FA) 서장훈의 보상선수라는 초라한 이름으로 유니폼을 벗었을 때 전주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전주 팬들의 30%가 이상민을 보러 온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으니 KCC가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오후 5시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관중들의 발길은 점점 바빠졌고, 전주실내체육관은 이날 4,750명의 만원을 기록했다. 이상민이 있던 지난시즌 홈 개막전에서도 매진은 되지 않았다. 전주에서는 유명인사가 된 ‘빨간 추리닝 아저씨’도 모습을 보였다. 이상민의 이적과 함께 자신도 서울 삼성으로 ‘떠나겠다’고 공언했었다.
KCC 허재 감독은 “나도 팬 많았잖아요. (이)상민이한테는 미안하지만 흥행을 좌지우지할 만한 골수팬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아요”라며 올시즌 흥행을 장담했다. KCC 프런트도 꽉 들어찬 관중을 본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주=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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