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술 와이브로가 정보기술(IT) 분야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차세대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이동중인 차량 등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을 즐기고, 향후에는 인터넷 전화도 할 수 있는 휴대 인터넷(와이브로)이 18일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국내의 이동통신 산업 발전과 시장 확대에 엄청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유럽연합 중동 남미 등 전세계 시장에 대한 관련 기술 및 장비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IT강국’의 위상을 다질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독자기술이 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전자, 포스데이타 등 100여개 기업이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국제 표준 채택을 계기로 해외에서 와이브로를 도입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업계는 이동통신산업의 ‘제2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대인터넷을 도입하려는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러시아,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등 40여개국이다.
특히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유선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지국만 설치하면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를 선호하고 있다. 와이브로가 전세계에서 본격 도입될 경우 관련장비 등의 수요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와이브로의 향후 5년간 세계 시장 규모(누계치)가 9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앞으로 5년간 장비 수출 누계만 약 31조원, 연 인원 7만5,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와이브로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10년까지 33%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와이브로 기술수출료 수입도 2024년까지 총6,8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와이브로는 KT와 SK텔레콤이 수도권 위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가입자가 총 6만7,768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양 사는 국제 표준 채택을 계기로 내년에 서비스 지역을 전국 84개 도시로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의 국제 표준 채택은 2010년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총회에서 논의될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 확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와이브로에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포함시켜야 하는 규격 중 하나인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자료를 주고 받는 다중입출력(MIMO) 기술이 포함돼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단말기 하나로 여러 명이 화상회의를 하면서 자료를 주고 받고 음악이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로사업이 순항하기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바로 휴대폰 기능 지원이다.
와이브로는 아직까지 휴대폰처럼 음성통화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고속 무선 인터넷이므로 인터넷전화 기능을 추가할 경우 오히려 휴대폰보다 싸게 통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와이브로의 이 같은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기존 휴대폰 가입자와 끊김없이 연결하는 문제 등 기술적인 부분과 전화를 받기 위해 ‘010’ 같은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유영환 정통부 장관은 18일 국정감사에서 “와이브로에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휴대폰처럼 와이브로로 전화를 하는 것은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 와이브로는
200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관으로 삼성전자 KT 등이 함께 개발한 무선 인터넷 기술. 일반 무선인터넷과 달리 시속 100㎞로 달리는 차안에서도 약25Mbps의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부터 수도권 중심으로 상용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관련단말기는 삼성전자포스데이타 등에서 출시하고있다. 미국에선 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등에서 내년 4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0년까지 미국 인구의 3분의 1이 사용할 전망. 일본도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위한 사업자를 연내 선정할 계획이며 이탈리아, 영국, 대만, 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도 와이브로 도입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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