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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문학 되살리기 더 열심히

입력
2007.10.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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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의 예산 지원을 받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최근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 강좌'를 시작했다. 인문ㆍ자연과학 분야의 대표적 석학 10명을 내세워 1년간 10개 주제 50개 강좌를 진행한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문학과지성사가 '석학 특강 시리즈'를 시작했다.

인문 분야 원로학자 10명이 1주일간 평생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다. 지금은 정치에 관심이 집중되는 대선국면이며, 강좌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보통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와 별 상관 없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획된 학계의 활동에 관심을 표하는 이유는 날로 여건이 어려워지는 인문학의 발전과, 그에 바탕을 둔 우리 사회 전반의 성숙을 기대할 만한 단초가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9월 전국 인문대 학장들이 '인문학의 위기'를 선언한 이후, 정부는 지난 5월 국민 세금으로 연간 400억원씩 2016년까지 모두 4,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집행 중이다.

당시 우리는 인문학이라는 것이 정부의 지원으로 부흥할 수 있는 분야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문학계의 자구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학술진흥재단과 문지의 강좌는 적극적 자구노력의 구체화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학자들이 평생의 업적을 일반인과 공유하려는 노력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인문학이 상아탑 속에서 전문가들끼리만 소통하고 교류하는 분야가 아니라 많은 교양인들의 관심을 끌어들임으로써 학문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시작하는 시점인 2000년에 연중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국가 지원으로 시행한 적이 있었다. 그런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는 자체가 한 나라의 지적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 전문학자들도 연구 성과의 사회 환원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 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인문학 되살리기에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본다. 학계의 분발을 평가하는 동시에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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