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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마지막 CD'라는 심정으로 독하게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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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마지막 CD'라는 심정으로 독하게 만들었죠"

입력
2007.10.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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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보도자료 첫 장과 마지막 장을 잘 읽어주세요.”

새 앨범을 내거나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는 가수는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앞세우기 마련이다. 음악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그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게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이고 또 이를 글로 옮기는 기자의 의도도 비슷하다. 하지만 9집 앨범 를 18일 발매하고 활동을 재개한 가수 이승철(41)은 좀 달랐다. 이번 음반을 조금은 ‘독한’ 마음으로 만들게 된 배경을 무엇보다 먼저 강조했다.

그가 음반 홍보를 위해 쓴 보도자료의 첫 장은 “이번 앨범은 그야말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척 신경 쓰였고 초조하게 작업을 했습니다”는 말로 시작된다. 마지막 장은 “앞으로 CD라는 형식으로는 앨범이 안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는 표현으로 9집 음반이 CD로 발매되는 자신의 마지막 앨범일 것 같다는 비장함을 풍겼다.

16일 서울 삼성동 작업실에서 만난 이승철은 “CD는 죽고 가수는 멸망하는 시대입니다. 마지막 CD앨범이라는 생각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 만든 음반이 9집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가수 이승철은 80년대부터 ‘라이브의 황제’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대중음악계에서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블루칩의 위치를 20년 넘게 고수해 왔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시장 판단은 조금은 낯설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이럴 정도니 새로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겠습니까. 앨범작업을 마치고 귀국해보니 음반시장 불황으로 불과 4만 장을 초판 제작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기운이 쭉 빠졌습니다. 5년 전 <네버 엔딩스토리> 는 40만 장, <긴하루> 는 30만 장, 이미 음반업계가 붕괴의 수순을 밟은 시절 만든 <소리쳐> 도 18만 장을 냈는데….”

그는 이렇듯 안 팔리는 음반을 계속 내다보면 우리 대중음악의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는 악순환을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가수들에게 사명감만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사지 않는 앨범을 내다보면 투자비용이 줄어 음반 수준이 떨어지고 소비자는 우리 음악의 질에 대해 불평을 하게 됩니다.”

여하튼 9집 앨범 얘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어떤 음악이 들어 있는지 물었다. “9집은 1994년 발매한 4집 <색깔 속의 비밀> 의 후속입니다. 당시 이 앨범은 뉴욕에서 녹음, 믹싱 작업을 하고 유명 뮤지션들과 협력해 만든 역작이었지만 대중성이 떨어져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스타일의 음악이었기에 9집을 통해 속편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부족했던 대중성은 충분히 추가했습니다.”

4집이 뉴욕스타일의 재즈, 블루스 등을 담았던 것과 달리 9집은 로스앤젤레스를 음반의 테마로 잡았다. 이승철은 할리우드에서 올 포 원, 존 로빈슨, 마이클 랜더우, 스티브 핫지 등 세계적인 뮤지션과 함께 3개월간 작업 끝에 <색깔 속의 비밀2> 를 완성했다. “타이틀 곡인 ‘사랑한다’는 팬클럽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은 곡입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을 만한 기타 사운드가 화려한 노래입니다. 이밖에 디스코풍의 ‘Part Time Lover’, 올 포 원의 제이미 존스가 만든 ‘Propose’를 후속곡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는 연초 가정을 이뤘다. 13살 딸도 얻었다. 이번 앨범은 그래서 가정이 주는 안정과 포근함이 곁들어져 있다. “어느 날 딸이 수영장에서 금발의 미국 남자아이를 만나고 들어와 밥도 잘 안 먹고 일찍 일어나더군요. 사춘기 딸의 귀여운 ‘변화’에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가정을 이룬 덕분에 건강도 훨씬 좋아졌어요. 살짝 취기가 있을 때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술을 즐기지만 피부나 간 상태가 깨끗한 것을 보면 가족이 좋긴 좋은가 봐요.”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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