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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올드보이' 소동뒤 한나라의 안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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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올드보이' 소동뒤 한나라의 안이함

입력
2007.10.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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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7일 이른바 ‘올드보이’들을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복귀시키려다 황급히 거둬 들였다. 올드보이는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에 연루된 최돈웅 전 의원과 2004년 총선에서 탈당해 무소속을 출마했던 김기배 이세기 전 의원 등이다. 당직자들은 이번 일을 “실수”라고 말한다. “모든 이들에게 문호를 열어놓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정말 그럴까.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다. 오히려 안이한 대세론이 낳은 필연적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당 복귀는 그 동안 상당한 논란이 됐다. 2004년 총선 때 그들 때문에 피해를 봤던 원외 위원장들이 강하게 반발했을 뿐 아니라 대선을 치르는 정당이 어떻게 ‘차떼기’의 상징인물을 복당시킬 수 있느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제기가 무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복귀가 강행된 것은 결국 ‘우리끼리 온정주의’가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문제의 올드보이들은 2002년 대선이나 그 이전부터 나름대로 당에 기여 한 중진이다. 따라서 그들과 정치를 함께 했던 현 지도부가 “옛정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을 법하다. 일각에는

특정인이 이명박 후보와 대학동문이라는 점을 앞세워 복귀를 시도했고, 또 다른 사람은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이고 고교동기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정말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국민 앞에 고개 숙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사람들도 2002년 경험 때문인지 “대세론은 없다”고 다짐을 겸해 말한다. 그러나 이번 해프닝은 한나라당의 행동이 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록 복당이 철회되기는 했지만, 그들을 끌어들이려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선가도에 빨간불은 이미 켜진 것이다.

이동훈 정치부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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